"과기정통부가 올해 시행한 클라우드 분야 연구개발(R&D) 사업에서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9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올해 세운 매출 목표 300억 원 달성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그리드는 토종 1호 클라우드 기업이라 불린다. 지난 2006년 10월 설립됐다. 교수 출신으로 컴퓨터공학 박사인 김 대표는 당초 2015년 9월 이노그리드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됐다. 3년후(2019년 1월)에는 아예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며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이노그리드는 가파른 성장을 지속해왔다.
2021년 매출은 2018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16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00억 원 돌파가 목표인데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이미 확보한 수주 규모도 상당하다. 1분기 기준 281억원이다. 매출을 떠나 올들어 미래 성장동력인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SaaS 전환 지원 핵심기술 개발 ▲에지(Edge) 클라우드 참조구조 표준개발 등 3대 클라우드 R&D 사업을 모두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김 대표는 "클라우드 솔루션 회사 중 프라이빗 고객 뿐 아니라, 퍼블릭 고객을 만들어 가는 곳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달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가상자산을 원격 관리하는 '24×365(하루 24시간, 1년 365일)' 관제센터도 새로 만들어 오픈한다. 새 센터는 이 회사가 소재한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인근 파인에비뉴 B동에 들어선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관제센터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곳과 차별화된다"면서 "올해 말까지 이곳에서 관제하는 가상머신(VM)이 4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서비스와 패키지와 달리 "진짜 힘들다"고 밝힌 그는 "서비스는 자본과 아이디어에 마케팅만 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또 패키지 소프트웨어도 솔루션 고도화와 릴리즈를 잘하면 영업으로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기술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노그리드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대표는 "연내에는 상장 벨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토종 클라우드 기업 최초로 상장인데 클라우드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 대표와 일문일답.
-상장 소식부터 들려달라. 토종 클라우드 기업 최초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언제 상장 벨이 울릴 것 같나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 2월에 신청했고, 거래소가 우리가 제출한 기술특례보고서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질문과 답을 주고받았다. 기술위원회와 상장위원회를 거쳐 상반기 중 승인이 날 예정이다. 이후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가능한 빨리 진행하려 한다. 연내 벨을 울릴 것이다."
-1분기 수주잔고가 281억 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렇다 작년 말 기준 수주 잔고가 128억 원이다. 올해 들어서도 153억 원을 추가로 수주했다. 특히 60억 원 규모의 전북도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활용모델 시범사업과 우리금융그룹 고도화 사업, 4세대 지능형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관세청 사업, 개방형클라우드 운영사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작년에 이어 경력사원을 뽑는 두 자릿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벌써 직원이 170명이 넘었다. 국내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려면 우수 인재를 계속 채용해야 한다. 이번에 연구개발(R&D)은 물론 기술지원과 솔루션&서비스 기획, 기술영업 등 8개 부문에서 경력자를 뽑고 있다.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좋은 조직문화와 우수한 복지제도를 갖추려 하고 있다. 오전 8시~11시 사이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와 분기별 2회 조기퇴근이 가능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에 따른 보상과 자격증 취득도 지원한다. 상호존중 문화를 기반으로 멘토링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신규 입사자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 산업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클라우드 R&D 분야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달성했다
"올해들어 매우 의미 있는 과제들을 잇달아 수주했다.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을 위시해 SaaS 전환 지원 핵심기술 개발, 에지 클라우드 참조구조 표준개발 등인데 3개 모두 클라우드 분야에서 의미 있는 R&D 연구과제다.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R&D는 이기종의 멀티 클라우드를 관리하는 플랫폼(CMP) 기술을 개발하는 거다. 단일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대규모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와 비용 최적화를 제공하는 'M-CMP(Multi Cloud Management Platform)'를 돕는 기술을 개발한다. 우리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 스트라토 등 이 분야 국내 강자들을 다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26년 12월까지 4년간 진행한다. 총예산은 73억 원이다. 이노그리드는 서로 다른 클라우드를 한 번에 통합 관리 및 관제하는 CMP 제품인 '탭클라우드잇'을 이미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이 제품은 우리금융그룹 클라우드 고도화와 교육부 차세대 (나이스)에도 적용됐다."
-국내외 소프트웨어(SW) 시장이 SaaS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SaaS 전환 지원 핵심기술 개발도 흥미롭다. 어떤 내용인가
"정부가 SI를 줄이고 SaaS를 늘리려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규모도 SaaS가 더 크다. 패키지SW를 SaaS화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6년간 진행한다. 마이그레이션(전환) 차원을 넘어 SaaS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A부터 Z까지 지원한다."
-이노그리드 창립 이래 최대인 전북도청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60억 원)도 수주했다
"전북도청과 산하 14개 시군의 270개 정보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국내 민간 클라우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7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광역지자체(관할 시군구 및 지방공기업 포함)를 대상으로 시행한 사업이다. 사업 이름은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활용 모델'이다.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총 12가지 클라우드 모델이 있다. 민간이 공공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공공은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우리가 맡은 전북도 외에 전남도(광주시 포함), 경남도, 제주시, 세종시가 행안부 지원을 받아 이 사업을 시행했다. 우리는 삼성SDS와 함께했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과 SaaS 전환이 우리가 맡은 사업 영역이다. 이 사업과 비슷한 것을 미국은 중앙정보국(CIA)이 시행하고 있는데 내부에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IBM, AT&T와 공동으로 '캘클라우드(CalCloud)'를 구축해 주 내 167개 기관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달 오픈하는 클라우드 관제센터(Hyper Square Center)는 어떤 시설인가?
"이노그리드가 기존에 확보한 클라우드 프라이빗 고객이 200곳이 넘는다. 여기에 전북도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끝나면 클라우드에서 만들어지는 가상머신(VM)이 250개 이상이 된다. 이들 가상자원을 한곳에서 관리 및 관제하는 시설을 이달 중 오픈한다. 이름을 '하이퍼 스퀘어 센터(Hyper Square Center)'라 명명했다. 특히 이 시설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사용해 관제한다. 우리와 달리 다른 사업자들은 외부협력사(서드파티) 툴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하면서 고객을 갖고 있지 않는 CMP나 고객이 없는 서비스는 '상상 속의 패키지'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와 다르다. 올 연말까지 400개 VM을 우리 솔루션으로 관제하려 한다. 솔루션 회사 중 퍼블릭 고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는 듯하다."
-이노그리드는 교육부가 시행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ICE, 나이스)과 인연이 깊다
"1단계와 2단계 NICE 사업에 참여했고 3단계 사업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NICE는 IaaS, PaaS, CMP 제품을 하나의 패키지식으로 한 번에 공급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의미가 큰 사이트다. IaaS는 '오픈스택잇(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 PaaS는 'SE클라우드잇', CMP는 '탭클라우드잇'을 적용해 한 세트처럼 풀 스택으로 공급했다. 관리 및 관제면에서도 4세대 NICE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전국 18개 도교육청이 사용하는 솔루션을 관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로서는 고객사가 18곳이나 생긴 셈이고, 이들 18개 데이터센터를 한 번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관리 기술을 새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8개 시설에 툴을 배포하고 운영하려면 표준화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laC(코드형 인프라)'라는 기술도 확보했다. 4세대 NICE 사업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런 성과가 있어 뿌듯하다. IaC는 수동 프로세스가 아닌 코드를 통해 인프라를 관리하고 프로비저닝하는 걸 말한다. 'IaC'를 사용하면 인프라 사양을 담은 구성 파일이 만들어져 구성을 편집하고 배포하는 게 쉬워진다. 'IaC'는 데브옵스(DevOps) 및 지속적 통합과 지속적 제공(CI&CD)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이다."
-우리금융그룹의 클라우드 고도화 사업에도 참여중인데...
"우리금융그룹이 2021년 구축한 ‘그룹 공동 클라우드 1단계’ 사업에 참여한 데 이어 2차 고도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2차 고도화는 약 14개월간 진행하는데 내년에 끝난다. 주관은 대형 SI기업이 하고 우리는 VM 등을 통합관제하는 CMP를 맡아 구축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노그리드가 개발한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인 '탭클라우드잇'을 금융권에 처음 공급한 의미 있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이번 고도화 사업으로 '탭클라우드잇'이 금융권에 보다 특화한 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노그리드는 IaaS, PaaS, CMP 등 풀스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CMP를 제일 늦게 했다. 현재 2금융권을 상대로 많이 트라이(시장 공략) 중이다."
-IaaS, PaaS, CMP를 하나의 패키지처럼 공급하는 클라우드 풀스택 공급 사례는 얼마나 되나?
"여러 공공기관에 풀스택으로 제공했다. 6~7곳쯤 되는 것 같다. 대표적인 곳 이 NICE다. 서울시도 있다. 시의 15억 규모 '데이터센터 SDDC 기반 클라우드 환경 구축 사업'을 2022년 9월 수주했는데 여기에도 풀 스택으로 공급했다. 또 한국국토정보공사의 '클라우드 기반 LX 플랫폼 인프라 구축 사업'과 대구시 'D클라우드 구축사업', 한국조폐공사 '모바일 신분증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도 적용됐다."
-최근 약 천억 규모 대형 공공사업에 참여, 부사업자 역할을 한다던데...
"현재 기술 협상 중이다. NICE처럼 IaaS, PaaS, CMP를 하나의 패키지로 풀스택으로 공급한다. 이노그리드 입장에서는 차세대 NICE 이외에 약 천억 규모 사업에 컨소시엄사로 참여해 부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업이다."
-개발 도상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부사업자로 참여한다. 데이터 센터 설계 1위인 주사업자와 함께한다. 이번 사업으로 이노그리드는 클라우드 풀스택 버전을 처음으로 수출하게 됐다. 오는 10월에 보다 큰 규모의 사업이 나올 예정이다. 작년에는 미국 블록체인 기업과 5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사업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올해는 이 기업과 500만 달러로 마무리하는게 목표다."
-솔루션 로드맵이 궁금하다. 앞으로 어떤 솔루션이 나오나
"솔루션 로드맵 보고를 정기적으로 보고 받고 있다. 올해도 한 달 전에 받았다. IaaS, PaaS, CMP에 이어 데브옵스 툴인 'IaC'도 개발, 솔루션은 이 4개를 중심으로 간다. 여기에 연구개발 중인 마이그레이션 전환 솔루션과 클라우드 모니터링 특화 솔루션 두 개가 향후 추가된다."
-컴퓨터공학 박사고 교수 출신이다. 정부가 패키지나 SI(시스템통합)보다 SaaS를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나?
"대환영이다. 현재 여러 협회에서 SaaS 관련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에서는 SaaS추진협의회 부회장사를, 클라우드산업협회에서도 부회장사를 맡고 있다. 이외에 한국상용소프트웨어협회서는 SaaS 분과장을 하고 있다. SaaS나 PaaS 위에서 돌아가는 서비스가 더 중요한 시대를 맞았다. 그런데 국내 기업은 자생하기에 아직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시장이 좁고 생태계도 아직 미약한 편이다. 이에, 공공에서 지원해 주는 건 정말 환영할 일이다. 예산 집행도 실제 많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SaaS로 쓸 수 있는게 얼마나 있나? 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공기관이 수의로 계약해 SaaS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조달청의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된 SaaS 제품이 현재 38개 밖에 안 된다. 이마저도 과연 SaaS가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SaaS가 아니라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ASP 전환은 아닌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먼저 SaaS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분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제조, 교육, 의료 같은 SaaS 분류 체계도 필요하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게, 현재는 너무 수요자 위주 정책이다. SaaS 사업을 하려면 국정원의 보안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등 모두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이 이뤄져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이들 여러 기준에 맞춰야만 한다. 공공의 특성을 십분 감안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너무 수요자 일변도로 정책이 이뤄져 있는 것 같다. 이 갭을 줄여나가야 한다. 수요자도 중요하지만 민간 특성을 살려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공공과 민간이 같이 고민해야 한다."
-클라우드 강국 코리아를 위해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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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얘기하면 클라우드 사업은 진짜 힘들다. 서비스는 자본과 아이디어에 마케팅만 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솔루션 초기 고도화와 릴리즈를 잘하면 영업으로 어느 정도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기술력이 없으면 안된다.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나는 이걸 명확히 인지하고 있고 느끼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다 기술 중심으로 갔으면 좋겠다. 함께 파이를 키웠으면 한다.
우리가 18개 교육청에 솔루션을 공급 할 건데, 기술력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나. 관리가 안 돼 방치될 거다. 이노그리드가 R&D에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계속 투자하는 이유다. 기술력을 내재화해야만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 우리만 그러고 싶지 않다. 협력업체와 경쟁업체 모두가 강소기업이 됐으면 좋겠다. 같이 파이를 키워야 외산 소프트웨어에 대항하고 이길 수 있다. 내가 기술 중심을 계속 외치며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