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외제 차에 흠집을 낸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냈으나 되레 화를 낸 부모의 태도에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게시물의 작성자 A씨는 "잘 타지 않는 차를 사는 곳과 떨어진 유료 주차장에 월 결제를 해 놓고 보관하고 있다"며 "어느 날 관리 직원한테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A씨는 "초등학교 4~5학년 애들이 나뭇가지가 묶인 싸리 빗자루 같은 걸로 차를 긁었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그냥 페인트가 까진 것까지는 아니고 흰 흠집이 생겼다고 하더라", "그냥 좀 혼내고 보내시라고 하고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두 시간 후 관리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잠시만 오셔서 도와주시면 안 되겠냐고 조심스럽게 부탁하셨다"며 "왜 그러냐니 옆에서 여성 고함이 계속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으로 가 보니 아이들이 관리 직원분에게 혼났다고 집에 가서 말했고 엄마라는 사람이 난리를 치러 온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이들의 어머니 B씨에게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줬으니 잘못된 것은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게 어른이다.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 주었는데 그렇게 화가 날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B씨는 "차 흠집 난 거 수리해 주면 될 거 아니냐. 내 귀한 자식에게 네가 뭔데 (혼내냐)"며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했다.
A씨는 결국 B씨에게 "제가 차주고 관리 직원분에게 좀 혼내 달라고 부탁한 거니 사과드리겠다"며 "차는 내일 입고하고 (수리비를) 청구하겠다. 제가 생각이 짧아 아이 기를 죽인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큰 흠집은 아닌데 씁쓸하고,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A씨의 사연에 네티즌은 공분했다. 이들은 "첫 대처가 정말 대인배셨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세상이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저런 부모 밑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CC(폐쇄회로)TV 화면을 미리 남겨 놓아라", "수리비를 제대로 청구하라" 등의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A씨는 해당 게시물이 화제가 되자 사건의 진행 상황을 추가로 전하기도 했다. A씨는 "사고 이후 가해자의 연락처만 받아왔을 뿐 따로 연락을 드리지는 않았다"며 "이후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와 있더라", "오후에나 전화를 드렸더니 B씨의 남편이었다. 사고 현장으로 가서 손상 부위를 확인하고 전화를 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의 남편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B씨의 남편은 "처음에 아이들을 그냥 보내셨다는데 그냥 봐주시면 안 되겠냐"고 물었고 A씨는 "처음에는 아이와 어른의 문제였기에 그랬던 거지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 아니냐. 그럴 수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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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B씨의 남편은 "보험이 없고 사는 게 힘든 상황이다. 외벌이에 조금 있으면 이사를 해야 하는데 부탁드린다"며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A씨는 "그 당시 상황이나 배우자분의 행동에 대해 다 알고 계신 거냐"며 "오늘 다시 한번 제대로 물어보고 잘 들어보시라"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