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누리호는 성공적으로 이륙해 목표 궤도에 성능검증위성을 띄움으로써 한국형 발사체 시대를 열었다.
앞으로 누리호는 2027년까지 4번 더 발사하며 인공위성을 투입하는 과정을 반복, 발사체로서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게 된다. 24일로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는 이같은 고도화 사업의 첫 단계이다.
이번 3차 발사에서 누리호 자체는 지난 2차 발사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가장 큰 차이는 탑재한 위성들이다. 2차 때엔 위성 투입 과정을 테스트하기 위한 성능검증위성과 대학 학생들이 만든 큐브위성을 실었다면, 이번엔 실제적으로 기능을 하는 실용급 위성들을 탑재해 궤도에 띄운다.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는 발사체 서비스를 할 수 있는지 실전 테스트하는 것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손님을 받아 실어드리는 '서비스 마인드'를 중심으로 한 것이 이번 3차 발사와 지난 번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의 손님은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부탑재위성인 7기의 큐브위성이다. 7기 중 4기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날씨 관측 위성 도요샛이며, 나머지 3기는 국내 중소기업이 제작했다.
"SAR 기술 확보한다"···차세대소형위성 2호
주빈 격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영상레이다(SAR) 기술 국산화와 우주과학연구를 주목적으로 한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2017년 개발을 시작했으며, 24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크기는 974 x 1340 x 820㎜이며 궤도에 올라 태양전지 패널을 펼치면 길이가 5m로 늘어난다. 무게는 179.9㎏, 소비전력은 2천 564W이다. 550㎞ 고도에서 2년 간 임무를 수행한다.
핵심은 SAR 기술 확보다. SAR은 우주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쏘아 되돌아온 신호를 수집, 지표영상을 획득하는 전략 기술이다. X-대역 영상레이다를 활용해 해상도 5m, 관측폭 40㎞로 지구를 관측한다. 장태성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2호 사업단장은 "광학카메라와 달리 구름과 빛 등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악천후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한파장마 등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관측이나 국내 산림 생태 변화 측정 등에 쓰일 예정이다. 바다의 환경 오염이나 해상 기상 측정, 선박 탐지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근지구 궤도의 우주방사선을 관측하는 우주과학연구 임무를 수행한다. 국산화한 위성 핵심 기술 4종도 우주에서 검증한다.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제어장치와 X-대역 전력증폭기, GPS-갈릴레오 복합항법수신기, 태양전지배열기 등이다.
4대 나란히 편대 비행하며 우주 날씨 관측하는 도요샛
천문연이 개발한 도요샛은 여러 기의 위성이 편대 비행을 하며 단일 위성을 쓰는 것에 비해 우주날씨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목적이다. 크기 300 x 200 x 100㎜, 무게 10㎏의 위성 4기가 함께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한다.
3개월 간은 위성 4기가 남북 방향으로 일렬로 종대 비행하며 날씨의 시간적 변화를 관측한다. 이 과정에서 각 도요샛 간 거리는 2천㎞에서 10㎞로 조정된다. 이후 3개월 간은 동서 방향으로 움직이는 횡대 비행을 하며 공간에 따른 날씨의 변화를 관측한다. 이때 위성 간 거리는 10㎞에서 400㎞로 늘어난다.
또 탑재된 입자검출기로 오로라를 일으키는 고에너지 전자를 관측하고, 랑뮈어 탐침으로 GPS 신호를 굑란하는 전리권플라즈마 버블을 관측한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최근 군집위성을 이용한 관측 임무가 중요해지는 추세"라며 "나노 위성으로 편대 비행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우주날씨 연구자들의 관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우주 스타트업 함께 한다
루미르와 져스택, 카이로스페이스도 큐브위성을 누리호에 실었다. 루미르의 큐브위성은 우주방사능량을 측정하고, 위성 내 프로세서나 메모리 장치 등이 우주방사능에 의한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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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스텍 큐브위성은 해상도 4m의 광학카메라 탑재체와 자세 제어 시스템의 성능 검증을 목표로 한다. 카이로스페이스의 위성은 한반도 지표면 편광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위성이 고장나거나 임무를 마쳤을 때 자동으로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에 진입해 소멸하게 하는 기술을 실증한다.
신경호 카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3차 발사 참여는 스페이스 스타트업으로선 놀라운 기회였다"라며 "이런 기회 통해 실제 큐브위성 만들어보고 띄어서 검증하는 것은 우주 스타트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