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깎으러 본가 가야 돼"…시어머니 찾는 '마마보이' 남편

전문가 "정상적 혼인 생활 어려우면 이혼 사유"

생활입력 :2023/04/22 09:40

온라인이슈팀

어머니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남편 때문에 결혼 생활이 힘들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저와 남편은 남들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40대에 처음 만났다"며 "서로를 운명이라고 느끼면서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는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시어머니는 처음 뵀을 때부터 '아들이 서운하게 하면 나한테 말하라'고 하실 정도로 저를 예뻐하셨다"며 "남편 역시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르게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줬고, 센스 있는 선물을 잘 했다"고 밝혔다.

그래픽=뉴시스

A씨는 "그런데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일과 맞닥뜨렸다"며 "남편이 시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세 시간 넘게 하더라. 신혼여행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어머니께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건, 남편이 발톱이 길어 불편하다며 발톱을 깎으러 빨리 본가에 가고 싶다는 거였다"며 "알고 보니 남편은 혼자서 발톱 하나도 못 깎는 심각한 '마마보이'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문제를 남편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남편은 지레 겁을 먹더니 짐을 싸서 본가로 돌아가 버렸다"며 "시어머니는 저에게 어차피 혼인 신고도 안 했으니 결혼을 없던 일로 하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편과 헤어질 생각까지는 안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니 사기 결혼을 당한 것 같아서 황당하다"며 "남편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에 문지영 변호사는 "A씨의 경우 혼인의 의사로 혼인공동체를 형성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상태로 판단된다"며 "(남편은) 특별히 A씨에게 귀책 사유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별거와 혼인 관계의 해소를 요구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이러한 요구를 한 것은 혼인 관계에서 배우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 변호사는 시어머니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남편의 성향에 관해 "민법이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 중에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파악했다. 그는 "정상적인 혼인 생활이 유지되지 않는 정도로 남편과 시어머니의 관계가 친밀하거나 돈독하고 또 아예 독립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렀다면 그런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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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위자료 청구 문제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사실혼 관계가 파탄된 경우에는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파탄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는 자는 그가 혼인을 앞두고 제공한 금원이나 예단 예물 등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 자체가 없다"며 "남편은 자신이 지출한 비용만큼 상계하겠다고 주장해도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