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게이트, 中 화웨이에 HDD 공급하다 벌금 4천억원 부과

美 수출통제법 위반...법 해석 잘못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4/21 10:44

씨게이트가 중국 화웨이와 거래한 혐의로 미국 수출 통제법을 위반해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 3억달러(약 4천억 원)를 부과받았다. 이번 벌금은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부과한 단독 행정 처벌 중 가장 큰 규모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씨게이트는 화웨이에 11억 달러 상당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배송해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 3억 달러를 부과받았다. 씨게이트의 벌금 3억 달러는 5년에 걸쳐 분기당 1천500만 달러씩 분할 납부해야 하며, 오는 10월부터 첫 번째 납부가 이뤄진다.

미국 정부가 2000년 8월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미국 정보를 유출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게이트는 2021년 9월까지 화웨이에 계속 드라이브를 판매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씨게이트는 2020년 중국 수출통제법이 발효된 후 약 1년 동안 화웨이에 740만개의 드라이브를 출하했고, 화웨이의 유일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공급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공급업체인 웨스턴디지털, 도시바 등은 수출통제법이 시작된 이후 화웨이로 배송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튜 액셀로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 수출단속 차관은 "경쟁업체는 화웨이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판매를 중단했지만, 씨게이트는 계속해서 화웨이에 제품을 보냈다"라며 "이번 벌금은 그에 따른 결과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모슬리 씨게이트 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문제가 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판매할 당시 모든 관련 수출 통제법을 준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씨게이트가 제품 규칙에 대해 전체 공정이 아닌 제조 공정의 마지막 단계만 평가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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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게이트는 중국, 북아일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미국에서 드라이브를 제조했으며 규칙에 따라 테스트 장비를 포함한 장비를 사용했다.

한편, 씨게이트는 벌금 뿐 아니라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통제 규정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를 수년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