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시대, 명품 소비 지고 해외여행 살아난다

명품 보복 소비 꺾이고 해외여행으로 수요 몰려

생활입력 :2023/04/15 17:41

온라인이슈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명품 보복소비 열풍이 한풀 꺾이고 해외여행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유통업계 소비 지형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명품이 주도하는 백화점 성장세가 올해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비 변화는 올 1분기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세 둔화로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2월 초에 이어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는 지난 23일부터 리나일론 소재의 호보백 2종 가격을 약 10%대 올렸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 백화점에 시민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2022.04.27.

작년 1분기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세는 30%대를 자랑했지만, 올해는 롯데(7%), 신세계(7.8%), 현대(9.1%) 모두 한자릿수대로 꺾였다.

지난 3년간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던 명품 부문의 성장이 둔화하자 매출 증가 폭도 줄었다.

신세계의 1분기 잠정 매출은 4621억원으로 전년(4429억원) 대비 4.33%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2021년(3995억원)보다 11.11%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픈런 경쟁이 한창 치열했을 때만 해도 샤넬과 롤렉스 매장 대기 줄은 백화점 건물을 한 바퀴 둘러쌀 정도였다.

지난해 겨울 평일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는 매일 매장 오픈 시간 2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약 100여명이 줄을 섰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다.

명품 소비 감소에 줄을 대신 서 주는 ‘오픈런 아르바이트’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보복 소비 열풍으로 오픈런 현상을 일으킨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 6501억원·루이비통 1조6923억원·샤넬 1조5900억원)가 한국에서 4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적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미지수다.

웃돈을 붙여도 팔리는 명품 리셀도 이젠 정가보다 못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예물 가방으로 인기인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사이즈’는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현재 1195만원가량에 팔리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1400만원대에 팔렸지만 리셀가가 2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정가 1480만원보다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평일 강추위에도 매장 건물을 빙 둘러쌀 정도로 줄 서 있던 ‘오픈런’ 인파가 사라졌다"며 "아침 일찍부터 줄서서 사야했던 샤넬이나 롤렉스 매장도 최근에는 아무때나 대기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터지면서 해외항공권과 해외여행상품의 판매는 매달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양상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3월 발권된 국제선·국내선 항공권 판매액은 1613억원을 기록했다.

올 1월(1475억원)에 기록한 최고 판매치를 두 달 만에 경신했다. 3월 판매액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81%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월(1088억원)과 비교해 보면 48%가 늘었다.

G마켓에서도 올 1분기 해외항공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50% 증가했다. 해외 여행 상품 매출도 1360% 뛰었다.

홈쇼핑에서도 해외여행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S샵은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상품 방송을 39회 진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의 해외여행 상품 방송도 없었다. 편성 기준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의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 9일 방송한 여행상품 전문방송 프로그램인 ‘쇼미더트래블’의 두바이·아부다비 상품에는 3200건의 상담이 접수되며 목표 대비 2배 이상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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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5월 황금 연휴와 가정의 달을 앞두고 근거리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여행사와 협력해 해외여행 특가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