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수유' 신고했더니 조리원에서 쫓겨났어요”

"CCTV 요청했다가 조리원서 쫓겨났다" 사연

생활입력 :2023/04/07 13:49

온라인이슈팀

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스스로 젖병을 물게 하는 이른바 '셀프 수유'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아이 혼자 분유를 먹도록 하는 셀프 수유는 신생아의 질식을 유발할 수 있어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다.

(캡처=보배드림)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산후조리원에서 쫓겨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30대 아빠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지난해 3월 10명 이상의 산모가 조리원에서 셀프 수유를 목격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간식을 받은 등의 이유로 조리원에 항의했다", "몇 시간 뒤 갑자기 원장 및 모든 직원이 다 퇴사했으므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셀프 수유를 목격한 A씨의 아내는 조리원 측에 CC(폐쇄회로)TV 열람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리원 실장은 "셀프 수유는 절대 없다. CCTV도 보여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조리원에서 쫓겨난 후 셀프 수유를 목격한 시간대를 상기해 보건소에 불시 점검을 요청했고, 점검 결과 셀프 수유가 확인되어 최고 과태료 200만원을 처분했다", "이를 근거로 아동 학대 관련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제 아들의 경우 셀프 수유를 한 가해자가 자수하여 구청에서 아동 학대로 판단했다"면서도 조리원의 셀프 수유가 여러 차례 이뤄져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확보된 조리원의 CCTV 영상에서는 행위자 3명에 대한 셀프 수유가 8건 확인되었고 가해자도 특정됐다.

그러나 조리원 측은 "신생아들의 정해진 위치를 마음대로 바꾸어 어떤 신생아가 피해자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구청은 이 사건을 외부 법률 자문 기관에 의뢰한 뒤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라고 판단했다. 다만 추후 검찰 및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재판단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셀프 수유는 신생아의 기도를 막아 질식사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로, 법에서 정한 명백한 아동 학대다"라며 "증거도 가해자도 있는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각종 증거 자료를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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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A씨가 올린 부산지방법원의 사실 확인 결과에는 "해당 산후조리원에서 유통기한이 경과한 혼합 음료를 산모에게 제공한 행위에 대하여 식품위생법 제3조 위반으로 적발하였다", "수유 중 영유아 혼자 젖병을 물려서 수유 (모자보건법 제15조의 4 제2호 위반)", "다만 영상 기록만으로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