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받는 척하더니"…와인바 20만원 '먹튀' 커플

생활입력 :2023/04/05 13:07

온라인이슈팀

20만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무전취식하고 달아난 남녀가 뭇매를 맞고 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강서구에서 2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A씨가 "도와주세요. 소상공인 울리는 먹튀 커플"이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1월22일에 찍힌 CCTV 화면을 공개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부탁드린다"고 말문을 뗐다.

지난 1월22일 한 남녀 커플이 서울 강서구의 모 와인바를 찾아 20만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먹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달아났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40분께 여성이 가게로 입장하는 모습. (보배드림 갈무리)

A씨는 "코로나 시절도 몸으로 때우고 대출도 받아서 이겨내고, 요즘 불경기에 인건비 줄이려고 쉬는 날 없이 출근하고 있다"며 "그런데 얼마 전 매스컴에서만 보던 일이 제게도 벌어졌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CCTV 화면 속 남녀 커플은 이날 20만원어치의 와인과 음식을 시켰다. 이후 남성이 먼저 전화를 받으면서 가게를 나갔고, 곧이어 여성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척하면서 부랴부랴 가게를 뛰쳐나갔다. 이들은 그 후로 가게에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8시50분께 각각 전화를 받는 척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는 척하며 한 명씩 가게를 빠져나간 커플. (보배드림 갈무리)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지문을 채취하기 위해서 쓰던 와인잔 등을 가져갔는데 어제 경찰서에서 우편으로 '노력했지만 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CCTV를 조사해 두 사람이 가게를 나가 근처의 큰 마트 주변까지 각각 이동한 것은 확인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아마 그 이후 추적이 안 되는 듯하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요즘 불경기라 매출도 많이 줄어서 직원들 월급날도 너무 부담되는 하루하루다. 돈도 돈이지만 이런 개념 없는 사람은 꼭 잡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한낱 무용담 정도로 얘기하면서 킥킥댈 그들을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왜 저러고 살까. 사장님 힘내시길", "양심도 가난하네", "한 명씩 도망가는 먹튀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과연 처음일까", "좀 더 자세히 나온 사진을 올려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관련기사

한편 경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신고된 무전취식 손님 피해 건수는 매해 10만 건에 달한다. 무전취식은 1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경범죄이나 고의성이나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사기죄가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