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2년간 셀트리온 성장시키고 은퇴할 것"

신약 개발 비중 높이고 디지털헬스 사업도 추진…2세 대외활동도 다각화

헬스케어입력 :2023/03/29 12:45    수정: 2023/03/29 14:06

셀트리온그룹에 복귀한 서정진 명예회장이 “더 회사를 성장시켜놓고 제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2년간 회사를 대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신약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향후 사업 추진 방향을 밝혔다. 

승계와 관련해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관심사”라면서도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을 거론하며 “큰 애가 성장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오간 질의응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사진=유튜브 캡처)

Q. 경영 복귀 이후 중점 추진 사업은.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의약품 매출 비율을 60%, 40% 비율로 맞추겠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보강할 것이다. 직판망 구축에 따른 미국과 캐나다 조기 정착 노력과 함께 직판망을 활용한 의약외품 시장도 진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은 마일스톤을 제시해 조기에 종료하겠다. 기업 가치가 저평가 돼 있을 때 인수합병(M&A) 시장에 들어가 수직수평 계열화를 추진할 것이며, 미국 정부와 협력해 현지서 물질을 생산할 계획이다.

Q. 그룹 총수의 직접 영업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나는 셀트리온 창업자다. 빈손에서 이만큼 만들었다. 핵심은 책임자가 현장 경영을 하느냐다. 나는 의료진과 환우회를 만나도 영업팀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서 그들의 질문에 신뢰감을 주는 대답을 할 수 있다. 그룹 총수가 영업현장을 뛰는 것은 위기일 때 필요하다. 경영은 관리가 아니라, 전략을 세우고, 결정하고, 그 전략을 영업 현장에서 디자인해 접목시키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영업 현장으로 총수가 들어가야 한다.

Q.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신약개발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얼마나 늘릴 건가.

내년 임상 개시 신약 물질은 10개나 된다. 우리 혼자서는 다 못한다. 일부는 다국적 회사와 공동개발하고, 임상 1·2상 단계에서 기술수출도 실시할 것이다. 물론 지금보다 연구개발 비용은 늘어나겠지만, 공동개발 파트너도 찾고, 기술수출 형태도 취할 것이다. 유상증자나 부채를 내가며 연구개발을 할 생각은 없다.

Q. 3사 합병 시점은.

우선 주식매수청구권이 들어온 부분을 자산운용사와 공유해야한다. 금융시장이 안정될 시점에  연내 합병이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Q. 어떤 기업에 대한 M&A를 고려중인지.

후보물질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플랫폼 기업을 보고 있다. 한 개의 신약을 보유한 회사보다는 우리가 채택해야할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Q. 셀트리온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견에 대해.

회사는 실적으로 주가를 견인해야지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방법은 없다. 회사의 사업 진행 계획을 주주에게 설명해 회사와 주주가 신뢰관계 하에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뛰도록 하겠다.

Q. 중국 사업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중국내 공장 건설 계획은 코로나19로 진행이 안됐다. 우선 미국 사업을 완성시키고 차후에 순차적으로 중국에 들어가려 한다. 이미 한 개의 제품이 현지에서 허가를 받았다. 현지 로컬 파트너를 찾아 올해부터 허가받은 제품에 대한 출시를 진행할 것이다.

Q. 미국 규제당국의 램시마SC 신약 허가 시점은 언제로 예상하나.

10월 신약으로 허가될 것을 예상한다. 미국 내 약가등재도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약이라 등재 절차가 길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Q. 암젠이 애보트의 휴미라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최초로 내놨는데.

휴미라와 가장 동일한 플랫폼이 우리 제품이다. 비록 암젠이 먼저 개시했지만 현지에서는 아직 휴미라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향후 여러 기업의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경쟁하겠다는 분위기다. 암젠은 첫 개시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시장에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

Q. mRNA는 트라이링크와 함께 개발했나.

그렇다. 화이자나 모더나 정도의 내재화는 이미 마무리됐다. 특허 로얄티도 추진 중이며, 화이자나 모더나도 특허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우리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Q. 이중항체는 에이비프로와 개발한 HER2xCD3 이중항체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도 임상에 진입 계획인가.

제품 다각화가 관건이다. 현재는 초기 개발 단계다. 공동 개발 형태를 취할 예정이다.

Q. 의약외품 사업 어떻게 진행되나.

의약외품은 대부분 다국적 회사의 자회사가 맡고 있다. 의약외품 사업을 하려면 전 세계 직판망이 있어야한다. 우린 직판망이 구축돼 있고, 다국적 기업보다 브랜드 파워가 낮지 않다. 의약외품 시장은 제약시장만큼 크지만, 이익률은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출 및 이익을 증대시킬 요인은 클 것이다.

Q. 미국 내 생산시설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가 원칙은 밝혀놓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밝히지 않아. 연내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당초 4공장을 당초 중국에 지을 생각이었는데, 4공장을 한국과 미국에 절반씩 지을 예정이다. 미국 정부와 현지 부지 선정과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를 협의할 것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우리 제품을 9천억 가량 판매하고 있다.

Q. CMO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데.

글로벌에서 CMO를 시작한 회사는 론자이고 그 다음이 우리였다. 우린 자사 제품 생산을 위해 CMO를 일부만 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CMO 분야가 용량을 자꾸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잉여 시설이 될 수 있지 않나. 셀트리온은 CMO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제품을 우리가 직접 생산한다는 의미에서다. 생산의 85%는 우리가, 15%는 론자에 의뢰하고 있다. 완제생산의 경우, 30%까지는 내제화하고, 70%는 외부와 계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다. 공급 안정성 때문에 완제생산 외주 비율을 50%로 낮추기 위해 우리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현 CMO 시장과 경쟁하고 있지는 않다.

Q. 왜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가.

결국 디지털헬스케어는 원격진료다. 이를 위해선 각 의료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빅데이터가 통합돼 있어야 하고, 가정에서 간단하게 검사가 가능한 진단장비가 갖춰져야 한다. 문제는 빅데이터 구축은 쉬운데 불특정 다수의 의료진이 이를 사용함에 있어 법률적 개선사항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다.

Q. AI 기반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어떻게 추진되나.

오래전부터 관심 사안으로 계속 연구해왔다. AI 기술을 활용해 솔루션이 간편해졌고 빅데이터 사용 시에도 용이하다. 현재는 기초연구단계로,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인수합병된 회사가 진행하게 될 것 예상한다.

Q.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도 인수합병하나?

필요하면 검토하겠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해 R&D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해 놓으면 우리나라에서 니즈가 있을 때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국내 시장은 작기 때문에 전 세계 시장 대상으로 R&D를 진행할 것이다.

Q. 비대면 진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논쟁이 존재한다. 제대로 진행되려면 과거 환자의 의료 데이터가 빅데이터 형태로 의사에게 제공돼야 한다. 또 환자는 주거지에서 간단한 검사를 한 결과를 의사에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검사 장비가 병원에 있지 않나. 때문에 초진 환자를 비대면진료 대상으로 놓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 병원과 의료진의 감당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건 전 세계의 숙제일 것이다. 우리도 오랜 기간 연구해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다.

Q. ESG 등급이 낮은데.

창사 이래 지금까지 ESG 활동을 해왔다. 앞으로 ESG 등급은 상향될 것이며, 결코 대기업 대비 저평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사진=셀트리온 페이스북 캡처

“큰 애가 많이 성장했다”

Q. 앞으로 2세들의 대외활동이 늘어날까.

나도 내가 성공한 사업가가 될 줄 몰랐고, 유명해질 줄도 알지 못했다. 보유한 모든 주식은 내 명의로 돼 있고, 아내와 자녀 이름으로 된 주식과 자회사는 없다. 가족들에게 어떻게 상속하느냐보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내 관심사다. 명예회장에서 물러날 때 내 나이가 65세였다. 우리 회사의 정년이 65세이니, 회사 인사 규정에 따라 은퇴한 것이다. 회사가 안정화되면 다시 떠날 것이고, 남은 후배들이 회사를 끌고 갈 것이다. 다음 달 의장과 부의장에게 글로벌 기업 설명회를 하라고 지시했다. 내가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는 2년 동안 그들도 대외활동의 폭을 더 키워 안정화 이후 내가 회사를 떠나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Q. 2년 후 기대하는 회사의 모습은.

2년간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경영에 들어온 이상 그냥 나가지는 않겠다.  그룹의 시너지 극대화로 완전히 달라진 사세를 만들겠다. 웬만한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말이다. 제품 전략도 큰 틀을 잡고, 올해 매출도 25% 신장시킬 것이다. 내년은 큰 폭의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원격진료 사업 플랫폼도 마무리 짓고, 해외 직판망도 공고히 다질 것이다. 3사 합병을 마무리 짓고, 인수합병 성과를 내겠다. 세계적인 제약헬스케어 기업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기사

Q. 투자회사 결정 시 장남 서진석 의장의 역할은.

서 의장은 신규 제품과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비롯해 해외 및 국내 투자도 나와함께 보고 있었다. 전공자이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있다. 쉽게 말해 부자지간이니 아무 때나 우리집에 와서 이야기할 수 있다. 막대한 투자는 기업 오너의 의사결정이 장점이 있다. 서진석 의장이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그동안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