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씨를 응원한다. 그의 팬클럽에 가입했다" "전씨의 말에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죗값 치러야 한다"
28일 오전 4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취재진과 유튜버들이 몰려들며 북새통을 이뤘다. 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는 시민들은 취재진에게 "무슨 일 있는 것이냐"고 물을 정도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27)의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인천공항 분위기는 이른 새벽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전씨는 미국에서 전 대통령 일가 비리 의혹은 물론 자신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혐의를 폭로하면서 거센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전우원씨 환영합니다!'라는 파란 팻말을 든 유튜버와 전우원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시민 3~4명이 입국 현장에 있었다. 이들은 "전우원이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용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우원 팬클럽'에 가입했다는 50대 고은영씨는 "광주에서 5·18을 간접적으로 겪고 살아왔는데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을 듣고 전씨를 용서했다"며 "이후로 마음의 평화를 얻어 전씨를 응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아침부터 공항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40대 김모씨는 "마약에 취한 전씨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에 와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NS 폭로전을 이어가던 전씨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 거주지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LSD와 대마초 등 마약 추정 약품을 직접 복용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는 환각으로 추정되는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일주일 만에 'SNS' 활동을 재개한 그는 돌연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며 27일 귀국길에 올랐다.
28일 오전 5시54분쯤 전씨가 탑승한 대한항공 KE086편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현장에서 대기하던 경찰관들이 속속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전날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오전 6시 공항에서 전씨를 체포했다.
전씨는 오전 6시51분 검은 코트에 하얀색 와이셔츠, 남색 넥타이를 맨 채 입국장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대기석 의자에 올라가 전씨를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취재진 앞에 선 전씨는 10초 정도 침묵한 후 "국민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민폐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 수사를 받고 나와 5.18단체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말하던 그는 '마약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엔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보여드렸다"며 "미국에 병원 기록이 있으니 확인해 보시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전씨가 경찰에 연행되자 한 유튜버는 따라가며 "우원씨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2층에 있던 한 여성은 전씨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고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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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54분쯤 검은 호송차량에 탑승한 전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8시 마약범죄수사대가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도착했다. 경찰은 전씨를 대상으로 마약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