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FP 배터리의 역습…"싸구려라는 말도 이젠 옛말"

국내 배터리 3사, LFP 배터리 개발 참여…"단시간에 기술력 따라잡기 어려워"

디지털경제입력 :2023/03/22 16:12    수정: 2023/03/25 16:05

과거 싸고 질 낮은 배터리로 평가되던 LFP(리튬·인산·철)배터리가 업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한·중간 배터리 패권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LFP 배터리는 그동안 줄곧 중국 기업들의 전유물로 평가받아왔다.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이 LFP를 주력 생산해왔다. LFP 배터리는 국내 3사가 생산하고 있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짧다는 게 단점이다.

CATL 사옥 전경

하지만 상황은 최근들어 시장 상황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원자재 공급망이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NCM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코발트의 공급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 

또 포드,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폭풍의 눈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2030년 15%에 머물 것이라던 LFP 배터리 비율 전망을 40%로 상향한 바 있다.

최근 포드는 CATL과 지분합작 방식이 아닌 기술합작 방식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 역시 LFP 배터리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공개한 LFP 배터리 시제품 (사진=SK온)

배터리 시장 판도가 LFP 배터리 쪽으로 기울자 국내 3사 역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부터 LFP 배터리 개발을 천명했고, 지난 17일 폐막한 인터배터리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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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도 인터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내 3사 모두 LFP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다만 줄곧 LFP 배터리를 생산해온 CATL, BYD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 결국 핵심인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국내 3사가 LFP 배터리 개발을 공언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면서도 "길게는 10년이 넘도록 LFP를 개발해온 CATL의 기술력을 따라잡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