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열릴 예정인 KT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총 전자투표가 시작됐다. 차기 대표이사직을 두고 ‘표 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종 참여율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오는 30일 오후 5시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전자투표 참여율에 관심이 쏠리는 핵심 주총 안건은 대표이사 선임이다. KT 이사회는 거듭 재공모를 진행하고 면접 심사를 통해 윤경림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자로 추천했다.
KT 이사회가 윤경림 사장을 주총에 추천할 대표 후보자로 낙점하면서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KT 차기 대표 선임 이후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만, 여당과 대통령실이 줄곧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정치적 개입으로 해석될 발언을 쏟아낸 터라 국민연금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10.13%의 지분율로 KT의 단일 최대주주다.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중요 안건은 대주주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 뜻에 따를 것이란 입장을 KT 측에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의 KT 지분율은 현대차가 4.6%, 현대모비스가 3.1%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 역시 정권과 국민연금에 맞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소액 주주들은 국민연금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최근 KT 지분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인 개미 주주의 공분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 소액 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에서는 전자투표를 알리면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소액 주주의 결집이 주요 대주주 의견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외국인 지분의 향방도 주목할 대목이다. 글로벌 투자사를 통한 지분이 대부분인 가운데 외국인들은 KT와 같은 기업에 정치권의 입김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점을 꺼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해외 투자사 사이에서는 ‘거버먼트 리스크’란 표현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정치권의 움직임에 반하는 기조도 있지만 규제산업 특성으로 정권의 눈에 벗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도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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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주요 주주와 소액 주주의 대결에서 캐스팅보트는 외국인 지분이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KT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