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PC 시장에서 SSD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PC 수요 둔화에 따라 주요 제조사와 유통사의 재고가 늘어나는데다, SSD 핵심 부품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급 가격이 하락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9일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2월 270-525GB 제품의 평균 구매 단가는 지난 해 9월 대비 13%, 600GB-1TB 제품의 평균 구매 단가는 20% 하락했다. 고용량 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도 600GB-1TB 제품으로 바뀌었다.
■ SSD 평균 구매 단가 지난 해 11월 기점으로 하락세 진입
9일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SSD 가격은 지난 해 11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70-525GB 제품의 평균 구매 단가는 2월말 기준 6만 7천700원으로 지난 해 9월(7만 8천원) 대비 13% 내렸다. 600GB-1TB 제품 평균 구매 단가도 12만 5천100원으로 20% 내렸다.
특히 3-4TB 등 고용량 제품의 평균 구매 단가는 지난 해 9월 65만 6천원에서 올 2월 42만 100원으로 36% 떨어졌다.
가격 하락에 따라 SSD 구매 수요도 늘어났다. 다나와 관계자는 "지난 해 9월 대비 올 2월 SSD 판매 수량은 56%, 전체 판매 금액은 52% 늘었다"고 밝혔다.
■ 600GB-1TB 용량 제품 주류 제품으로 등극
SSD 가격 하락은 국내 시장 주류 제품 순위도 뒤바꿨다. 가격 하락에 따라 원래 계획했던 용량에서 한 단계 위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270-525GB 제품은 지난 해 말까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 2월부터는 600GB-1TB 제품에 그 자리를 내줬다.
국내 시장에서 1TB 이상 SSD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1.1-2TB 제품은 지난 해 11월부터 5%대를 넘어 지난 2월에는 7.92%까지 올라섰다. 3-4TB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 2월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 PC 수요 둔화 등 복합적으로 작용...미국도 가격 하락 러시
SSD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의 가격 인하, 주요 SSD 제조사와 유통사의 SSD 재고 압박, PC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커스는 이미 지난 해 9월 "오는 2023년 중반까지 SSD 가격이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고용량 SSD 가격 하락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PC 전문 매체 탐스하드웨어는 최근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국 내 유통되는 1TB 이상 SSD 제품 가격이 올 초 대비 최소 15%에서 30%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신학기 시즌 지나도 SSD 수요 꾸준할 것"
다나와 관계자는 "SSD 가격은 주요 PC 제조사 등 전방산업 악화로 계속 떨어질 것이며 PC 시장이 비수기에 들어서는 3월 이후에도 SSD 수요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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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비자들도 큰 비용이 드는 PC 교체 대신 체감 만족도가 큰 메모리 증설, SSD 교체나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 등 부분 업그레이드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3월 1주 SSD 판매량은 신학기 시즌이 지나며 2월 대비 11% 하락했지만 예년 대비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