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가에선 일손이 모자라 아우성이다. 조만간 과수원에서 로봇에게 과일 수확을 맡길 수도 있을 듯하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은 스마트팜 같은 시설원예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작물을 수확하고 운반하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기계연 AI로봇 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최태용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서로 협동하는 여러 대의 수확 및 이송 로봇을 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농업 현장에서 사람을 도와 작물을 자동으로 수확하고, 수확한 작물은 자율주행을 통해 하역장으로 나를 수 있다.
원예시설 전체 공정의 수확과 이송 과정을 모두 자동화해 수확뿐만 아니라 농업 현장에 필요한 다양한 노동집약 작업을 무인화할 길을 열었다.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농업 환경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게 되리란 기대다. 기존 원예작물 수확을 위한 로봇 기술은 한 종류의 작물을 수확하는 기능에 국한돼 있었다. 네덜란드의 스위퍼 로봇은 파프리카만 수확하며, 국내에선 딸기나 오이, 참외 등의 수확 전용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반면, 이번에 기계연이 개발한 원예작물 수확을 위한 다수 로봇 시스템은 수확에만 그치지 않고, 다수의 로봇 기반 수확-운반 연계 기술을 구축해 원예시설 전체에 대한 작물 수확 작업 자동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작물 수확 로봇과 이송 로봇을 숫자 제한 없이 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계연의 기계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AI가 작물 정보와 위치, 자세 등을 높은 속도와 정밀도로 인식한다. 인식한 작물은 로봇팔과 직접 개발한 고출력 로봇손으로 수확한다. 질긴 작물도 무리 없이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한 작물은 수확 로봇에 임시 저장했다 박스가 어느 정도 차면 이송 로봇을 불러 전달한다. 이송 로봇은 시설원예 환경에서 정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작물인식률 90% 이상으로 24시간 동작할 때 사람의 80% 효율로 작물 수확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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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용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원예작물 수확을 위한 다수 로봇 시스템은 소멸해가고 있는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의 시작"이라며 "향후 성능 강화와 기능 보강을 통해 실내 시설원예 뿐만 아니라 과수원과 같은 실외 환경의 다양한 수작업에도 적용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관리하는 '첨단농기계산업화 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농기계 제조업체 하다와 국립농업과학원, 충북대학교, 충남대학교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