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누적 배달건수별로 수익을 창출하게끔 요금 지급 체제를 개편한 데 대해 라이더들이 반대하며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요기요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제도를 내세워 라이더들의 장시간 노동을 강제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8일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기요가 라이더 대상 보상제도(프로모션)를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요기요는 그간 주문이 몰리는 점심·저녁 특정시간대 추가로 인센티브를 지급해오다, 지난해 12월19일부터 일정 배달건수를 충족해야만 보상받을 수 있는 퀘스트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누적 배달건수별 보상…요기요 라이더 "주 100시간 노동 강제"
내용은 이렇다. 서울, 경인 지역 기준 일주일 동안 라이더가 ▲배달 100건을 수행하면 5만원 ▲125건 11만원 ▲150건 18만원 ▲175건 26만원 ▲200건 35만원 ▲225건 45만원 ▲250건 56만원 ▲275건 68만원을 지급하는 형태다.
부산과 광주, 대전, 대구 등에선 80건·180건·255건 순으로 3만원·25만원·52만원을 준다. 배달량이 축적될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방식인데, 노조는 이런 정책이 라이더 과로를 야기해 위험 운전 등 배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올 초 같은 자리에서 누적 퀘스트 제도 부당성을 들추며, 주 100시간 노동을 부추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배달 라이더는 “요기요는 지난 1월 라이더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지만, 2개월 동안 실질적으로 변한 건 없었다”고 했다.
퀘스트 제도 도입 후 요기요 라이더 대부분 조건 달성을 위해 무리한 노동을 강행한 결과, 사고율도 늘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도 요기요는 라이더를 무분별하게 모집하고 있다”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퀘스트 제도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플랫폼에서 요건을 내걸면,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바라는 건 무한정한 근로시간을 강요받는 대신, 이전(점심·저녁 특정시간 보상 체계)처럼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혜택을 제공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요기요 "라이더, 협업 파트너 이상 동반자…불편사항에 관심 갖고 서비스 운영할 것"
사측은 퀘스트 제도가 라이더 의사를 반영해 진행 중인 이벤트라는 입장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 익스프레스 전체 라이더 평균 한 주간 배달 시간은 37시간 미만"이라며 "퀘스트 제도 조건을 달성한 라이더들도 평균 57시간을 밑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요기요 자체 배달 서비스는 스케줄제로 운영 중이다. 위탁 계약한 라이더들이 스스로 일할 시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면서 "요기요 익스프레스 시스템은 최적화한 동선을 안내해 다건의 배달 수행도 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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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확보를 놓고, 요기요는 "고객과 파트너 모두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지역별 운영 상황에 맞게 모집하고 있다"며 "라이더는 단순 협업 파트너가 아닌, 함께 성장해나갈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나은 환경에서 라이더들이 일할 수 있도록 불편사항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서비스를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