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만나 반도체·과학법 재정 지원 세부 지침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 받는 대신 중국 공장을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 국내 업계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다.
안 본부장은 8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상무부·백악관·의회 인사와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을 협의한다.
보조금 지급 조건이 불확실성을 키워 미국 투자 매력도를 저하할 수 있다는 우리 측 입장도 강조하기로 했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시키려면 한국 기업의 협력이 꼭 필요한데, 보조금 지급 조건이 기업의 본질적인 경영·기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이 미국 상무부와 보조금 지급 조건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협상 여지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돕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해 시설 투자 인센티브 390억 달러(약 50조원)를 포함해 반도체 산업에 527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 세액공제율은 25%다.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을 비롯한 우려대상국에서 10년 동안 생산 능력을 확장하지 않기로 미국 상무부와 협약해야 한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대신 10년간 중국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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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본부장은 출장에 앞서 7일 오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계자와 반도체 통상 대응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 공장을 운영하며 낸드 생산량의 40%를 중국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의 40%를 제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