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일반 주주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SM엔터를 차지하기 위한 하이브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SM엔터가 필요한 카카오는 이번 주식 공개 매수는 필수 선택이란 입장이다.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를 하겠다는 카카오의 계획에 하이브의 행보가 주목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 주식 416만6천821주, 416만8천820주씩 총 833만3천641주(지분율 35%)를 공개매수한다고 7일 공시했다. 취득가는 주당 15만원으로, 1조2천500억원 규모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SM엔터 주식 78만주(3.28%), 38만7천400주(1.6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후 지분율은 카카오가 20.78%, 19.13%로 총 39.91%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와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글로벌 기업 되려면 SM 인수는 '필수'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당연하다.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카카오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이미 노하우를 확보한 SM엔터와 공고히 손을 잡아야 한다.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카카오엔터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자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IT역량과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음원 유통 역량·글로벌 네트워크·웹툰 및 웹소설 등 IP 역량을 활용해 SM과 협업을 꾀하고 있다.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사 시너지를 창출해, K-컬쳐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 음악 레이블 가운데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13년 카카오 공동체에 합류해 그룹 아이브(IVE)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는 등 업계 안팎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IT 자산과 SM IP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미디어 부문에서도 다수 제작사와 멀티 스튜디오 레이블 체제를 구축, 영화사월광 ‘수리남’과 사나이픽처스 ‘헌트’, 그리고 크로스픽쳐스 ‘사내맞선’ 등 글로벌 히트작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실탄은 확보된 상태다. 올 초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1천5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8천975억원 자금이 1차로 지난달 말 들어왔다.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된다.
카카오 측은 “SM엔터 현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과 아티스트들이 가진 탁월한 경쟁력에 강한 신뢰가 있다”면서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SM엔터 독창성을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 가격 올려 공개매수 진행할까
하이브 또한 SM엔터가 필요하다. 빅히트·어도어 등 자사 레이블이 보유한 음악 사업 역량과 보아·소녀시대·에스파 등을 키워낸 SM엔터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카카오의 이같은 행보에 하이브는 새 카드를 꺼내야 한다. 하이브는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25%를 사들이려 했지만, 0.98% 늘리는 데 그쳤다.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하면, 19.4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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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지분 약 19%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른다. 때문에 SM을 인수하기 위해서 하이브의 반격이 필요하다. 그러나 카카오와는 당장 현금 사정이 다른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내부 논의중이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