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금리 인하 요구했더니 축의금이 돌아왔다

지난해 하반기 신청 건 820% 폭증 불구 1인당 감면액 5만9천원 수준

금융입력 :2023/03/03 10:17    수정: 2023/03/03 17:45

우리은행이 2022년 금융소비자의 권익 제고를 위해 금리 인하 요구권 프로세스를 대폭 개선한 결과 하반기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이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지만, 1인당 감면액은 극히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기업 및 가계대출서 2022년 상반기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 수는 1만8천여 건에서 하반기 16만6천474건으로 무려 824.8%(14만8천474건)나 늘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여신 규모인 하나은행의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 수가 1만1천246건서 4만1천930건 272.8%(3만684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이 물 밀 듯 들어온 셈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지만 정작 금리 인하 요구로 인해 금융소비자 1인이 받은 혜택은 하나은행보다 적다. 우리은행이 금리 인하 요구를 신청한 고객 중 37.9%(6만3천67건)에게만 금리를 인하해주겠다고 결정했다. 감면해주겠다는 밝힌 금액은 37억4천800만원이다. 1건당 5만9천428원을 깎아준 셈으로, 만기 1년의 신용대출의 경우 줄일 수 있는 이자는 4천900원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신용대출과 관련해 금리 인하를 해 준 금액은 한 건 당 평균 4만5천648원으로 축의금보다 적은 것으로 계산됐다.

우리은행의 금리 감면액이 타 은행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하 요구권 사용으로 금리를 감면해준 금액은 28억2천900만원으로, 한 건 당 평균 25만1천243을 깎아줬다. KB국민은행의 평균 감면액도 7만3천348원으로 조사됐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급증은 잘 알리고 프로세스를 잘 개편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타 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다고 체감하는 고객이 많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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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측은 "타행 대비 다수 고객들 요청이 수용되었고 인하폭이 고객별로 상이해 인하폭이 낮은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린다면 건당 감면액은 시기에 따라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금리 인하 요구 수용 건 수와 수용비율은 각각 6만3천건, 37.9%로 4대 시중은행 중 1위이며 총 이자감면액은 37억5천여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