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받으면 中투자 금지, 초과이익 공유해야

산업부 "美 정부와 협의 최선 방안 논의…국내 기업에 부담 과하면 대응"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3/01 12:08    수정: 2023/03/02 10:17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보조금을 받으면 10년 동안 중국에 투자할 수 없다. 또 미국에서 기대보다 많은 수익을 거두면 그간 받았던 보조금을 환수당한다. 기업 경영 활동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이 제한되고, 공장을 지으면 노동자 자녀를 돌볼 어린이집도 갖춰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반도체 제조 시설 재정 지원 계획을 공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1)

미국 반도체법은 시설 투자 지원 390억 달러(약 50조원)를 포함해 반도체 산업에 재정 527억 달러를 지원한다. 투자 세액공제율은 25%다.

상무부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시설 투자 중 제조 시설에 대한 지원 계획이다. 소재‧장비,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지원 계획은 추후 내놓기로 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거나 현대화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보조금, 대출, 대출보증 방식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상무부에 의향서를 우선 내고 본 신청서를 따로 내야 한다. 최첨단 제조 시설을 짓는다면 오는 31일부터, 현 세대와 성숙 노드 또는 후공정 제조 시설을 확장한다면 6월 26일부터 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상무부는 경제‧국가 안보, 투자 계획의 상업적 타당성, 신청 기업의 재무 상태와 투자 이행 역량, 인력 개발, 이외 파급 효과를 검토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생산 증대 효과, 외국 우려 기업 위협 등 경제‧국가 안보 ▲생산 제품의 수요·공급 전망 등 상업적 타당성 ▲신청 기업 재무 상태, 주‧지방정부 지원 같은 재원 확보 현황 등 재무 상태 ▲건설 계획, 기술‧제조 계획의 타당성 등 투자 이행 역량 ▲인력 확보 및 훈련 계획, 보육 서비스 제공 등 인력 개발 ▲미래 투자 약속, 기후‧환경 책임, 미국산 철강 활용 의향, 자사주 매입 제한 계획, 초과 이익 공유 등 파급 효과를 보기로 했다. 1억5천만 달러 이상 지원받는 기업은 당초 제출한 기대 수익을 크게 초과하는 수익을 내면 보조금의 75%까지 공유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네번째부터)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내를 받으며 반도체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상무부는 기업 신청서를 살펴본 뒤 기업과 논의‧협상해 지원 규모‧방식을 확정하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에 규정된 대로 이를 지원받는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우려대상국에서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장하거나 관련 거래를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세부 사항은 미국 정부가 다시 안내하기로 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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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행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회담은 영상으로 대신 했다.(사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한국 반도체 업계는 이러한 미국 반도체 지원책을 예단하지 않고 미국 정부와 협의하면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가드레일 조항처럼 국내 기업 경영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사항에 대응할 방안을 업계와 논의했다며 미국 상무부에도 이같은 입장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을 마련하는 데 한국 기업 입장이 반영되도록 미국 관계당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