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23일 경기 성남시 소재 한 호프집에서 만난 업주는 소줏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소줏값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린 게 지난해"라며 "불과 1년 만에 가격을 또 올리면 손님이 더 줄 것 같아 벌써부터 심란하다"고 했다.
'소주 한 병 6000원 시대'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식당에서 파는 소줏값 인상도 불가피한데, 덜컥 올렸다가 부담을 느낀 손님들이 발길을 뚝 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 중구의 한 보쌈집 주인은 "식자재 가격이 30% 이상 올랐고 물가도 상승해 이미 음식값을 올린 상태"라며 "술값까지 올리면 장사에 도움되는 게 없고, 올리더라도 손님들한테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종로구 한 삼겹살집 주인도 "손님들이 소줏값이 6000원이 되면 차라리 집에서 먹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더라"고 거들었다.
벌써부터 소줏값 인상 시점을 놓고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현재 소주 1병을 3500원에 팔고 있다는 종로구 삼겹살집 주인은 "다른 식당에 비해 소줏값이 저렴한데도 지난해 조금 올렸다가 손님들이 다 떨어졌다"며 "일단 더 안 올리려고 생각 중인데 막상 또 오르면 주변 가게 상황을 좀 지켜볼 것 같다"고 했다.
본사에서 납품 받은 가격으로 맥주를 판매한다는 한 업주는 "원래도 우리는 소주를 600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만약에 또 오른다면 더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소줏값 인상 전망이 나오는 건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소주의 주재료인 주정(에탄올) 공급 업체들은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 가격을 7.8% 올렸다.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3원에서 216원으로, 병뚜껑 값도 기존 대비 16% 정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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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하면 판매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음식점에서는 소주 한 병 가격을 5000원 안팎으로 올렸는데 올해 출고가가 또 인상될 경우 6000원에 파는 업소들도 줄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