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삼성·SK, 中 생산 반도체 '기술 제약' 둘 것"

첨단 장비 수출 막혀 차세대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삼성·SK 1년 유예 상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C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공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범위의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낸드는 셀을 높게 쌓는 적층 기술로 첨단 기술 수준으로 평가된다.

앨런 에스테베스 차관은 다만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 동맹의 다른 기업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허용했다. 1년간 별도의 심사 없이 반도체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는 후공정(테스트,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과 파운드리(8인치) 공장이 있으며, 다롄에는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상무부 관계자의 발언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향후 중국에서 첨단 장비 업그레이드가 막혀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유예 조치를 계속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며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