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체인 SK온이 흑자전환 시점을 내년(2024년)으로 잡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인력난 해결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SK온의 수율악화 이면엔 인력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인력난이 가중되는 이유는 최근 수년간 관련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급속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고급 인력 충원 문제는 만성적인 국내 배터리 3사의 문제지만 SK온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온의 신규 공장 수율은 80%선이라는 게 중론이다. 통상적으로 90% 이상의 수율이 나와야 공장이 안정화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과 헝가리 2공장의 수율 개선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온의 이같은 저수율 이면엔 인력난 문제가 숨어 있다. 실제 SK온은 지난 2021년 공식 출범한 이래 총 464회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중 경력직 채용이 294회, 신입-경력 82회 일 정도로 경력직 채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배터리 생산의 경우 작업자의 경험과 주변의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유능한 인력 존재의 여부가 품질과 수율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기준 양산을 시작한 SK온의 해외 공장은 헝가리 코마롬의 제 1, 2공장 중국 창저우, 후이저우, 옌청의 1공장 미국 조지아주의 1, 2공장이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합하면 83기가와트시(GWh)규모다. 이같은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고급 생산 능력을 갖춘 인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최근 SK온과 포드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프로젝트가 불발된 원인으로도 인력 부족 문제가 거론된다. SK온은 포드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현지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이달 최종 불발된 바 있다. 포드는 표면적으로 자금조달과 수율문제를 꼽았다. 하지만 수율문제는 결국 인력부족과 맞닿아 있어 더 이상의 해외 사업 확장은 무리였을 거라는 관측이다.
결국 인력난 문제는 수율 악화로 이어지고 곧 수익성 악화까지 연쇄 효과를 촉발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SK온의 수율문제와 수익성 악화는 인력난 문제와 일치하는 지점이다"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수익성 개선도 어려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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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흑자전환 시점을 2024년으로 목표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율이 정상화되고 판매량도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율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공정·설비와 운영 측면의 수율 향상 과제를 도출해 추진 중이다"면서 사실상 수율 문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