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빼놓고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을 논할 수 없다. 200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스타크래프트는 스포츠이자, 문화였다. 지금은 민속놀이로 통한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부터 ‘택뱅리쌍(김택용·송병구·이영호·이제동)’까지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으며, ‘리그 오브 레전드’에 흥행 바통을 넘겨 현재 e스포츠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스타깨나 즐긴 이용자라면, 이 선수를 모를 리 없다. ‘뮤탈 뭉치기’ 창시자로 저그 종족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MBC게임 소속 프로게이머 서경종 선수다. 그는 2014년 프로게이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 콩두컴퍼니를 공동 창업한 뒤 이듬해 대표 자리에 올랐다.
2018년 스틸에잇으로 사명을 바꾼 콩두컴퍼니는 지난해 ‘라우드코퍼레이션’으로 재탄생됐다. 라우드코퍼레이션은 e스포츠 리그와 콘텐츠 제작, 매니지먼트, 그리고 뮤지컬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그리고 ‘철권’, ‘오버워치’ 등 게임 리그를 주최, 운영하고 있으며, 매니지먼트사 ‘슈퍼전트’를 만들어 프로게이머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슈퍼전트는 프로게이머 이적 협상과 법률, 회계상 문제, 그리고 광고 계약 등을 책임진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서경종 대표는 “16살 때 프로게이머로 첫 발을 뗐으니, 20년 넘게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다”며 “게이머 생활 중 겪던 어려움과 개선점, 그간 누적한 네트워킹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 e스포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우드코퍼레이션='e스포츠 리그 제작 + 매니지먼트 + 뮤지컬'
서 대표는 e스포츠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15번째 시즌 개막을 앞둔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도 라우드코퍼에서 대국민스타리그 개최와 함께, 여섯 번째 시즌까지 직접 개최하며 리그 운영에 초석을 다졌다. 당시 경험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발로란트’ 등 리그 기획, 제작 사업으로 이어졌다.
라우드코퍼가 지방자치단체와 계약한 후 게임 종목을 선정하면, 게임사들 지원을 거쳐 리그가 만들어진다. 이미 중국 유수 방송국과 리그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에서도 ‘발로란트’를 통한 수익화를 모색하고 있다.
광주, 부산, 충남에 e스포츠 경기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어, 전 세계에 리그 중계 송출도 가능하다. 사업이 안정되면서 2020년 90억원대 영업손실을 보이던 회사는 이듬해 15억원으로 적자 간극을 메운 데 이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e스포츠 리그 제작 사업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서 대표는 확신했다. 서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 리그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며, 시청자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양질의 리그를 제작해 팬들에게 선사하는 건 매력적인 일”이라고 했다.
엔터사 '팜트리아일랜드' 인수…"e스포츠·엔터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라우드코퍼엔 e스포츠 업계에서 잔뼈 굵은 전문가들이 많다. 스포티비게임즈 대표를 지낸 이재명 부사장과 온게임넷에서 게임 제작 사업을 진두지휘한 박창현 이사가 사내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서 대표는 “e스포츠 태동을 함께한 우리 구성원들 역량을 결집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라우드코퍼는 그룹 동방신기, JYJ 출신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세운 연예 기획사 팜트리아일랜드도 인수했다. 김소현, 정선아 등 뮤지컬 시장에서 이름난 배우들이 소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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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지식재산권(IP)과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힘을 실어, 두 시장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향이다. 아울러 서 대표 지향점은 토종 e스포츠 플랫폼 최초 상장사로 자리매김하는 것.
서 대표는 “북미 e스포츠팀 페이즈클랜이 지난해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듯, 우리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