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에 뛰어든지 5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전년 보다 3배 이상 증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작년 4% 점유율에서 올해 13%로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가 1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처음이다.
반면, 선두업체인 일본 무라타(44%→41%), TDK(20%→16%), 다이요유덴(18%→13%) 등은 전년보다 점유율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기는 일본 업체와 점유율 간격을 좁힐 수 있게 됐다.
트렌드포스는 "일본 공급업체는 오랫동안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 왔지만 후발 진입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일본 공급업체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저용량 자동차 제품 시장 부문에서 점차 철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대만, 한국 공급업체들이 이 부문의 수주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는 부품이다. 그 중 전장용 MLCC는 스마트폰용 MLCC 대비 2~3배 이상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특히 자율주행, 전기차로 발전됨에 따라 자동차 1대당 MLCC 탑재량은 1만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0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및 ABS용 MLCC를 개발해 전장용 MLCC 풀 라인업을 구축했고, 작년에는 전장용 고온, 고압, 고신뢰성 MLCC를 개발해 글로벌 부품 및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ADAS, 전기차 등 고부가 MLCC 공급이 증가해 전장용 MLCC 매출이 성장했다"며 "올해는 고온·고압 등 전장용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매출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 대비 3배 수준의 MLCC가 채용되는 전기차는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레벨2 이상 ADAS 기능을 탑재한 차량의 보급도 전년 대비 20%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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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전장용 MLCC의 높은 수요 기조는 이어지지만, 평균판매단가는 인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는 원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MLCC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라며 "특히 테슬라가 가격을 내리자 다른 완성체 업체들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장용 MLCC 제품의 마진율 감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