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종된 '망 무임승차 방지법' 국회 논의

법안 취지 생각해 빠르게 논의 진행해야

기자수첩입력 :2023/02/14 16:31    수정: 2023/02/14 16:32

벌써 2월도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망 무임승차 방지법' 논의는 여전히 진전이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지난해 9월 망 무임승차 방지법 입법을 위한 1차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일각에서는 망 무임승차 방지법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본 후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사업자(CP) 사이에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만큼 국회의 논의가 중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총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큰 틀에서 글로벌 콘텐츠사업자(GCP)가 국내에서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망 이용대가 지불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해당 법안에 대한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입법이 가능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분위기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트위치가 국내에서만 화질을 제한하며 반전됐다. 트위치 이용자들의 불만이 ISP로 향하면서 구글이 일부 유튜버를 앞세워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영상을 게재했고, 여론을 의식한 일부 의원들이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입법에 반대하는 측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CP들이 힘들어질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안은 국내 CP의 망 이용대가 이슈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글로벌 CP들이 국내에서 망 이용대가 지불을 거부할 경우 이를 제재하기 위한 법이다. 법안을 통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CP와 이를 회피하고 있는 구글, 넷플릭스간 역차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망 이용대가에 대한 갈등이 ISP와 CP간 트래픽 교환의 비대칭이 문제라며,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터넷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업 대상자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조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금 조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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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신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금 조성은 망 이용계약을 회피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슈다. 구글, 넷플릭스와 국내 ISP와의 갈등이 사회적 이슈가 된 발단은 엄연히 ISP가 유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용역인 망을 이용하고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품질 유지와는 다른 문제인 셈이다.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도 글로벌 빅테크를 겨냥한 망 무임승차 방지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3에서도 망 무임승차 방지법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국회도 속도를 내야 한다. 여론이 아닌 법안의 취지를 생각해 빠르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