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이스탄불도 붕괴 위험…"70년내 대지진"

두 단층 맞물리는 위치…내진설계 건물 거의 없어

생활입력 :2023/02/10 13:34

온라인이슈팀

튀르키예(터키)·시리아 대지진 인명피해 규모가 3.11 동일본대지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다음 지진 위험 지역으로 이스탄불을 지목했다.

9일 C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질학계는 앞으로 70년 안에 두 단층이 맞물리는 곳에 위치한 이스탄불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튀르키예는 북 아나톨리아 단층과 동 아나톨리아 단층의 영향을 받는데, 이스탄불은 북 아나톨리아 단층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다.

문제는 세계에서 인구가 15번째로 많은 대도시 이스탄불에 내진설계가 제대로 된 건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스탄불에는 1500만 명이 살고 있다. 서울 인구의 1.5배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규모 7.8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2021년 3월4일(상)과 발생 후 2023년 2월7일(하) 위성사진 대조.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다수 붕괴해 마을이 초토화됐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튀르키예의 주택 대다수는 2008년 내진설계 국제 표준이 수립되기 전인 1970~90년대에 지어졌다. 6일 대지진의 피해가 더 커진 이유도 철근 콘크리트나 기둥 등 기본적인 내진 설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건축법 현대화 및 내진 설계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천 동에 이르는 노후 건물을 조처하지 않으면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조아나 포울 워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지진은 단층을 따라 발생하는데 이스탄불 건물들은 내진 설계가 안 돼 있어 지질학계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흐산 엔긴 발 한제대학 내진구조연구팀 담당 교수는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일어난 지진은 이스탄불에서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발 교수는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라 일어날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이스탄불에서 발생할 피해는 (6일 대지진에 비해) 훨씬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9일 (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곳곳에 붕괴된 건물의 참상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스탄불 대지진이 일어날 경우 잠정 피해 규모는 전문가 및 기관마다 의견이 갈린다.

이스탄불시(市)는 자체 조사 결과, 밤새 규모 7.5의 강진 발생 시 1만45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유럽 연구자들은 인명피해가 3만~4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발 교수는 건물 4만7000채가 파괴되고 15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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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대부분은 2000년 규제 시행 전에 지어진 것들"이라며 "건물 개조를 위해 막대한 돈을 쓰기보다는 재건축 및 안전한 건물로 이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