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野 단독 통과 아닌가"…복지부 2차관 발언 논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간호법 제정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를 통과한 것 아니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국회 입법권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유감을 표했다.

전날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열고 ‘간호법안(대안)’을 포함한 법제사법위원회에 장기계류 중인 의료법 7건의 법률안들을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국회의장에게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민수 2차관에게 “차관이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간호법을 제정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국회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하자 박 2차관은 이에 대한 답변을 하다 문제의 발언을 내놨다.

박 2차관은 “직역간 갈등이 심한상황에서 법이 통과될 때 행정부로서 집행이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조속히 갈등이 봉합되고 협의됐으면 하는 희망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나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도 “복지부도 입장을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이) 여야 간 합의로 통과가 됐다고 하지만 내가 알기론 야당 단독으로 통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이 “전체회의를 통해 통과된 것이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2차관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간호법이 어떤 과정에 의해 처리됐는지 2차관이 과연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고 있는 것인지 상당히 의심되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정춘숙 위원장까지 나서 “차관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알고 있다”며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여러 차례 간호법 관련 토론을 했고,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때도 지금의 여당 의원님도 계셨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차관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그렇지만 박민수 2차관은 “내가 알기론 현 여당의원님들이 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결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굽히지 않았다. 정 위원장이 “차관이 잘못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거듭 지적하자, 그제야 박 2차관은 “최연숙 의원님 한 분만 계신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청에 박 2차관은 “발언 중에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이야기한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복지위 소속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상임위의 모든 절차는 국회법에 따라 움직여진다”며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차관은 종합행정과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