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준비 분주한 증권사, 지켜보는 은행…"규제 구체화 필요"

[이슈진단+] STO 가이드라인, 금융권은?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금융사들은 새로운 수익거리가 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업계 중에선 증권업계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토큰 증권 발행뿐만 아니라 상장까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은행업계는 토큰 증권 발행보다는 발행 주체의 자산 관리 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의 토큰 증권 발행 가이드라인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아,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되려면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은행 "토큰 증권 외 조각투자 등 발행사 지원"

금융위가 과거엔 보기 어려웠던 투자 자산을 규제 안에 편입하면서 이들 운영사에 대한 고객 자금 관리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지난해 금융위는 '뮤직카우'와 '테사' 등의 음악 저작권·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것을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 업체들에 증권 발행사에 준하는 자격을 갖추라고 요구했다. 

이에 은행들은 발행사들에 대한 고객 자금(예치금)은 물론이고 보유 자산에 대한 관리를 눈여겨 보고 있다. 이미 NH농협은행은 테사의 예치금 관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과거 P2P금융투자업체로 불렸던 업체에게 제공했던 것과 가상자산 거래소에 발급했던 원화 계좌 제공 서비스와 인프라가 동일하기 때문에, 이를 십분 활용한다는 목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다만 토큰 증권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내는 것은 모두 주저하고 있다. 금융위 조차도 토큰 증권을 정의하기 위해서 이미 발행된 가상자산 등을 일일이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할 만큼, 토큰 증권에 대한 정의도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사실 금융위가 제시한 수익계약증권, 투자증권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서 토큰 증권까지 나온 실정"이라며 "토큰 증권에 관해서 은행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규제가 좀 확실해져야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은행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은행 관련 자격 등과 관련해 법령이 어떻게 나올지는 정해지지 않아 법령과 관련한 내용 모니터링하면서 블록체인 전문사와 협력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준비 분주 

증권업계는 회사 규모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와 함께 추진한 토큰 증권 플랫폼 서비스를 금융 규제 특례로 지정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특히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토큰 증권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토큰 증권 전담조직 R&R을 확립하고 외부 조각투자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부 인프라 구축 추진을 검토하고 정책 동향파악 및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당사 역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토큰 증권 관련 사업 및 시스템 구축을 준비중"이라며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 공개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STO를 준비하는 분위기"라며 "중소형 증권사는 전반적으로 아직 시작을 안했거나 준비가 미흡하고 자산운용사들도 STO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STO 가이드라인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며 "정부의 세부적인 발표 내용에 따라 디테일한 사업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