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전임 사장 시절 1급 직원 49명 중 30명이 무보직이었을 만큼 가스공사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 프로그램과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출연, 취임 50일 인터뷰를 통해 "취임해보니 조직이 와해 직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스공사 1급 직원이 49명인데 그중 30명이 무보직"이라며 "경험 없는 젊은 직원이 요직을 겸직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 가스를 사와야 하는, 공사의 핵심 부서인 도입영엽부가 정원 대비 현원이 절반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8번 가스 요금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며 "인상요인이 발생하면 문서로 인상을 요구했는데 산업부에서는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동결함'이라는 답신만 줬다"라고 했다.
난방비에 대해 최 사장은 "1월 사용량이 지난해 12월보다 30% 더 늘어 난방비가 가구당 평균 5만원가량 더 나올 듯하다"며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된 국민께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인상 요인으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단위당 2~3달러이던 가스 가격이 85달러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2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며 "천연가스 발전 수요가 급증해 당초 정해진 수입물량을 초과하는 바람에 매년 비싼 '단기(Spot)가격'으로 가스를 추가 도입해야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탈 석탄까지 강행한 탓이 컸다"며 "재생에너지는 생산이 간헐적이고 인간이 통제할 수 없어 백업(비상)발전소를 운영하는데, 순발력과 유연성이 좋은 LNG를 백업 발전용으로 쓸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총수요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 미수금 사태에 대해 최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수요마저 급증해 비싼 단기 가격으로 가스를 추가 도입할 수밖에 없는데 원가의 반 수준에서 요금이 책정되니 가스 공사가 '미수금 골병'이 들었다"며 "2017년 이후 미수금이 다시 쌓이기 시작해 5년만인 지난해 4월까지 4조800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 최 사장은 "지난해 말 현재 미수금이 9조원에 달하고 올해는 미수금이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부채 비율이 500%가 넘었는데 가스공사는 회계상 허수(미수금)를 두니까 가격 인상이 어려웠던 현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가스비 인상을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국민께서 어느 정도의 가격 현실화는 필요하다고 전향적으로 인식해주시면 좋겠다. 독일은 3배, 어떤 나라는 6배까지 올렸다고 한다"며 난방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달 31일 조직개편을 통해 9개 조직을 축소하고, 정원 102명을 감축했다. 정년 등 자연감소 인원을 보강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정원(TO)을 줄였다는 것이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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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디지털혁신추진실(옛 디지털뉴딜처)을 사장 직속으로 두고 빅데이터·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