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까지 데려다준 취객 '동사'…"경찰 과실" vs "할만큼 했다"

생활입력 :2023/01/31 15:35

온라인이슈팀

집으로 데려다준 취객이 안타깝게 동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 2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다. 누리꾼들은 경찰의 잘못이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1시께 "길가에 만취 남성이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A 경사와 B 경장이 출동했다.

만취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곳. 이곳 3층 옥탑방에 살던 남성은 영하 8도의 날씨에 공동 출입문 안쪽에서 동사했다. (KBS)

경찰관들은 술에 취한 60대 남성을 수유동 자택에 데려다줬다. 남성의 집은 다세대주택 3층 옥탑방이었는데 경찰관들은 남성을 공동 출입문 안쪽 계단에 두고 철수했다.

약 6시간 뒤, 남성은 외출하던 이웃 주민에 의해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동사였다. 이날 한파경보가 내려진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였고, 대문 안쪽이라고는 하지만 남성이 있던 곳은 사실상 실외나 마찬가지였다.

숨진 남성을 목격한 또 다른 이웃 주민은 "나가 보니까 아저씨가 돌아가셨더라. 신발도 슬리퍼였고 양말도 안 신었더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26일 A 경사와 B 경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당시 현장에서 이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찰 옹호와 비판을 쏟아내며 설왕설래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경찰이 어디까지 해줘야 하나. 집 앞까지 잘 데려다주고도 비난받네", "경찰이 엄마, 아빠인 줄 아나", "노약자도 아니고 만취한 성인을 집안까지 에스코트해 줘야 되냐"며 사건에 휘말린 경찰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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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쪽에서는 "날도 추운데 집 안까지 들여보내는 수고를 조금만 더 했었더라면", "만취인이 스스로 걸어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경찰이 잘못했다", "술 먹었으니 죽어도 된다는 건가. 경찰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말길", "경찰분들 조금 억울하겠지만 영하 8도였다는데 잘못한 거 맞다"며 경찰의 미흡했던 조치를 지적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