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청년들 연애 안 하는 이유는 'OO아이 증후군'?

생활입력 :2023/01/31 09:39

온라인이슈팀

일본 청년 상당수가 결혼은 물론 연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이제 단순히 연애를 안 하는 청년 인구 수 집계를 넘어, 그 원인을 찾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해 6월 일본 정부가 내놓은 '남녀공동참획백서'를 통해 20~30대 솔로 남성 10명 중 4명이 소위 '모태 솔로'이고, 20대 남성 65.8%와 20대 여성 51.4%가 '현재 솔로'라는 내용 등이 알려지며 화제가 돼 일본 현지에선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연애 회피는 '좋은 아이 증후군'서 비롯…흥미로운 분석도

이 발표가 나온 뒤 일본 현지에서 나온 청년 층의 연애 회피 원인은 대략 경제력 부족(주로 남성), 연애나 결혼에 흥미가 없는 사람의 증가,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하는 사람 증가, 만남 기회의 감소 등으로 좁혀진다.

그런데 가나자와 국립대학의 카나마 다이스케(金間 大介) 융합과학계 교수는 동양경제신보 기고글을 통해 이같은 점을 인정하면서, 또 다른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좋은 아이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활용, 일본 청년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에 매우 강한 공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이 증후군은 카나마 교수가 지난해 출간한 저서 '선생님, 하여튼 모두 앞에서 칭찬하지 말아주세요'에서 최근 청년들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해 내놓은 개념이다.

이 책에서 카나마 교수는 '좋은 아이 증후군'의 긍정적 특성으로 ▲솔직하고 성실하며, 응답이 확실하다 ▲언뜻 보기에 쾌활하고, 젊은이다운 면이 있다 ▲협조적이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 ▲시키는 일을 착실하게 해 낸다는 점을 언급했다.

반면 부정적 특성으로는 ▲자기 의견은 말하지 않고, 말을 해도 당연한 말 밖에 하지 않는다 ▲절대로 선두에 서지 않고, 반드시 누군가의 뒤를 따르려고 한다 ▲수업이나 회의에선 뒤에서 낌새를 감추고 집단화한다 ▲분위기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연기한다 등을 들었다.

카나마 교수는 이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긍정·부정 요소가 충돌해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솔직하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긍정적 특성들과 '자기 의견은 말하지 않는다' '자기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부정적 특성이 부딪힌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강한 공포…"이성관계에도 영향"

[대구=뉴시스] 우종록 기자 =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2018.10.15. wjr@newsis.com

이 교수는 이런 충돌의 기저에 ▲눈에 띄고 싶지 않다(100명 중 1명이고 싶다) ▲미움받으면 어쩌나 늘 생각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싶지 않다(모두의 의사로 결정하고 싶다) ▲(자신에 대한) 남의 기분 또는 감정이 두렵다 등의 심리가 숨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나마 교수는 이런 측면이 현재 일본 청년들만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근의 '좋은 아이 증후군'을 가진 일본 청년들은 자기 인생의 중대한 의사 결정까지 지배해버릴 정도로 이런 감정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으로, 이런 기저심리 중 연애나 결혼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은 ▲미움받으면 어쩌나 늘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남의 기분 또는 감정이 두렵다는 심리라고 카나마 교수는 주장했다.

즉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강한 공포심을 느끼는 것으로, 정확히는 실제 자신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 감정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남들로부터 오는 분위기를 민감하게 살피고 이것을 혼자 증폭시켜 강한 긴장감을 느낀다는 의미다.

카나마 교수는 "그 정도로 사람의 기분을 무서워하니, 당연히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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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스로 결정하고 싶지 않다(모두의 의사로 결정하고 싶다)는 심리도 연애나 결혼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꼽았다. 카나마 교수는 이런 성향이 있으면 "결정하기는커녕 그 전 단계의 제안조차 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데이트 같은 건 즐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