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으로 간단하게 전립선암 진단한다

연대-이대 연구팀, 소변 유래 순환 miRNA 이용한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 패널 개발

과학입력 :2023/01/19 14:09

연세대학교는 신용 생명공학과 교수와 이대비뇨기병원 김청수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소변 유래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분리된 순환 RNA를 분석해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 패널을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암 조기진단과 예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침습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에 있는 핵산을 분석하는 액체 생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암세포가 사멸하며 체액으로 방출하는 순환 종양 핵산을 포함하고 있는 순환 핵산은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 및 변화를 분석해 종양 유무 및 현재 상태를 추정할 수 있어 관련 연구와 임상 적용이 활발하다. 

그러나 체액 내 순환 핵산은 양이 극히 적고 암 진행 단계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순환 핵산을 고농도로 농축 및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컬럼(Spin-column)이나 자성 비드(Magnetic bead)를 이용한 방법들이 쓰이고 있지만, 샘플 사용 용량에 제한이 있고 크거나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며 시간 대비 분리 효율이 낮아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소변 유래 순환 RNA를 이용한 전립선암 진단 기술 (자료=연세대)

신용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소변 유래 순환 RNA 농축 및 분리 기술인 'HAZIS-CirR'을 개발했다. HAZIS-CirR은 순환 RNA의 음전하(-) 및 핵 염기의 특성을 이용해 정전기적 힘과 공유결합을 통해 양전하(+)로 코팅된 나노물질 표면에 순환 RNA를 포집하며, 마이크로 필터로 나노 물질을 여과해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하는 간단한 기술이다. 

소요 시간이 20분 이내이고 장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환자 시료 용량의 제한 없이 고농도의 순환 RNA를 분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대비뇨기병원 공동연구팀과 협력, 89명의 전립선암 및 전립선비대증 환자와 정상인의 소변에서 유래된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하고 이를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한지 분석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암과 전혀 다른 질병이지만 증상이 유사해 정확한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공동연구팀은 전립선비대증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서 전립선암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6개의 miRNAs로 구성된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 패널을 개발해 HAZIS-CirR 기술로 전립선암 환자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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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교수는 "새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방법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순환 핵산을 분리하고 동시에 농축도 가능해 의료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액체 생검 기술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 고농도의 핵산을 분석해 암 진단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암 환자의 예후 및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데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임상에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환자의 소변을 사용해 기술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감염병예방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학술지 '생명공학과 중개의학(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