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글로벌 완성차 '합종연횡' 가속화

SK온-포드 동맹 결렬 위기, LG엔솔 새 파트너로 물망…삼성SDI, BMW 협력 강화

디지털경제입력 :2023/01/12 17:00    수정: 2023/01/13 11:15

새해 들어서도 국내 배터리 업계와 글로벌 완성차 업계간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소식은 단연 SK온과 포드의 합작동맹 철회설이다. 당초 SK온과 포드, 튀르키예 기업 코치는 지난해 3월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골자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3사는 약 3조원을 투자해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양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MOU를 체결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도 이렇다할 합의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당초 합의했던 SK온과 포드의 합작생산 법인 위치도(터기 앙카라 인근)

작년부터 이어진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SK온과 포드는 합의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데 진통을 겪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2조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결국 자금 조달 문제로 포드와 협상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의 후속 파트너로 물망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10조 2천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했고,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르노닛산·현대기아차·BMW·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포드 입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자금력과 기술력 등을 높이 평가해 새 협력사로 낙점할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입장에서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CES 2023'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가해 기술력을 선전했지만 포드라는 '대어'를 놓친 것은 뼈 아픈 실책이다. 더욱이 미국 현지 배터리 합작공장 '블루오벌 SK'의 동맹사인 포드가 SK온에 등을 돌린 점 역시 향후 기업 전략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 쟁탈전을 벌이는 사이 삼성SDI는 BMW와의 동맹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BMW와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삼성SDI가 주력하는 원통형 배터리의 주요 고객사인 BMW가 삼성SDI에 큰 신뢰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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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사옥 전경 사진

양사가 협의 중인 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헝가리 괴드 지역에 3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3공장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투자 금액은 약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SDI의 호실적을 예상하기도 한다. DB금융투자 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 폭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