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워치에 올레드(OLED) 채택을 중지하고 마이크로 LED 적용한다는 외신 보도 이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4 패널의 약 70%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의 약 80%, 아이패드의 약 32%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애플 매출의 비중이 21%, LG디스플레이는 30~40%로 추산될 정도로 애플은 이들 기업의 VIP 고객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2일 “블룸버그는 애플이 2024년부터 애플워치의 최고사양 모델(울트라)의 디스플레이를 기존 올레드에서 마이크로 LED로 변경하고 자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올레드 패널의 생산을 2022년부터 중단했고,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로 LED는 2인치 미만 소형 기기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11일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정환 연구원은 "애플이 연구 중인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애플워치 패널 가격은 현재 워치용 패널 가격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여 실제 도입 가능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아이폰으로 확대 적용되는 시점도 이르면 2026~202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레드 산업 내 워치 디스플레이향 매출액 규모는 6%로 낮다"며 "LG디스플레이 기준 OLED 매출액의 10% 미만이 워치향이기에 올레드 밸류체인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 BOE가 아이폰 최대 공급업체 된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애플이 자체 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밸류체인을 꾸려 양산하고 아이폰 등에도 확대 적용돼 국내 패널 업체들의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에도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김정환 연구원은 "중대형 화면에 마이크로 LED 도입 시 생산과 비용 효율성이 낮아 더 큰 화면의 제품(아이폰)으로 단기간에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연구원도 "마이크로 LED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A3 팹) 같은 생산라인과 같은 패널 및 모듈 생산라인 구축이 필요해 대규모 투자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애플이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전체로 탑재를 확대하고 중국 BOE를 올레드 패널 메이저 공급업체로 선정할 수 있다는 최근 보도는 현실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수년간 애플은 디스플레이 패널 조달에 있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한국업체 의존도가 최소 60%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BOE가 아이폰 패널 최대 공급 업체가 될 가능성을 제기한 외신 보도에 '과한 행복회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아이폰15 시리즈 내 점유율을 삼성디스플레이 60~65%, LG디스플레이 25~30%, BOE 10%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며 "BOE의 캐파와 기술력 등을 고려 시 2024년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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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BOE는 아이폰13용 올레드 패널의 설계를 임의로 변경한 것이 적발된 바가 있고, 여전히 LTPS 패널의 수율 개선 단계로 파악된다"며 "2024년 LTPO 패널 양산을 즉시 시작해 2024년 2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능가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증권가의 분석에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이어진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외신 보도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7% 하락한 1만3050원을 기록했다. 12일 역시 전일 대비 1.15% 하락한 1만2천9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