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작년보다 6%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 및 폭설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 곡물 가격 상승,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10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25만43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차례상 비용(24만290원)보다 5.8%(1만4010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는 한국물가협회가 설을 앞두고 과일류·견과류·나물류 등 29개 차례 용품에 대해 전국 6대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 8곳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차례 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과일류는 전국 평균 비용이 3만4070원으로 전년보다 2.5% 하락했다. 사과는 전년 대비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기상 여건 등 생육 환경이 좋아 고품질 물량이 반입되면서 상품 5개 기준 8.5% 오른 1만5940원으로 조사됐다. 배는 전년보다 생산량이 30% 가까이 늘었으나 지난 추석 거래량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로 10.5% 하락한 1만8130원(상품 5개 기준)에 판매됐다.
견과류는 2만6310원으로 지난해보다 12.2% 내려갔다. 이 중 대추의 경우 400g 기준 7880원으로 전년보다 4.0% 상승했다. 반면 곶감은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전년보다 24.6% 하락한 1만1130원에 거래됐다. 밤(1㎏)도 8130원으로 전년보다 7.1% 하락하며 견과류 시세 하락에 견인했다.
반면 나물류는 1만2670원으로 지난해보다 6.0% 상승했다. 나물류 중 시금치 한 근(400g)은 전년보다 40.5% 오른 3190원에 거래됐다. 고사리는 한 근(400g) 기준 1년 전보다 6.5% 오른 3440원에 거래됐다. 채소류 중 흙 대파는 한 단 기준 지난해(2320원)보다 25.0% 오른 2900원으로 조사됐다. 애호박은 한 개 기준 2080원으로 지난해(2240원)보다 7.1% 내렸다.
축산물은 작년보다 12.4% 상승한 10만4140원이었다. 닭고기는 고병원성 AI 확산 등에 따른 불안정한 공급 상황에서 코로나19 일상 회복 추진에 따른 학교급식과 외식 소비 증가, 월드컵 특수 등이 수요를 견인하며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생닭 세 마리(마리당 1㎏) 기준 2만2320원에 거래되면서 전년보다 24.5% 상승한 수준이다. 계란도 지난해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전년 대비 6.4% 오른 7160원으로 집계됐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외식 및 급식 수요 증가 영향으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쇠고기는 국거리용 양지 400g, 산적용 600g 기준으로 전년보다 각각 9.2%, 6.8% 상승한 1만9570원, 2만7630원을 기록했다. 돼지고기는 수육용 목삼겹 1㎏ 기준으로 전년보다 15.7% 오른 2만1850원에 거래됐다.
수산물류를 보면 조기와 북어포 한 마리, 동태포 1㎏ 등 수산물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전년보다 5.0% 올라 평균 2만2630원이 소요됐다.
이 외에 밀가루는 주요 밀 수출국인 호주, 미국 등의 기후 악재에 따른 생산량 감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수급 차질 등의 원인으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년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3㎏ 기준 전국 평균 비용은 지난해 3870원보다 41.9% 오른 5490원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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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가협회는 "예년보다 이른 설과 육란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이미 높은 가격 상승 폭을 보이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물가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판매처별 행사 시기 등 차례 용품 구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