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에도 해외 패션 명품 브랜드들이 새해 벽두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연초부터 가방을 비롯한 의류·신발·시계·패션 액세서리 등의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가운데, 다른 명품 브랜드의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부추길 지 주목된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전날과 이날 각각 패션과 시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 제품 가격을 올리는 '전통'을 갖고 있다.
에르메스의 가방 '가든파티 36'은 기존 498만원에서 537만원으로 7.8% 올랐고, '에블린'은 453만원에서 493만원으로 8.8% 인상됐다.
정사각형 형태의 수작업으로 만드는 까레 스카프는 65만원에서 71만원으로, 스카프링은 29만원에서 32만원으로 각각 9.2%, 10.3% 올랐다.
시계의 경우 인상폭이 크다. 'H아워(에르 H 워치·스몰·카프스킨·금장)'은 398만원에서 456만원으로 14.6% 올랐고, 'H아워(에르 H 워치·미디엄·카프스킨·은장)은 375만원에서 424만원으로 13% 인상됐다.
에르메스 외에 샤넬 뷰티와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새해 벽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롤렉스는 지난 1일 대표 인기 모델인 서브마리너와 데이트저스트 등의 가격을 2~6% 인상했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1142만원에서 1169만원으로, '서브마리너 데이트'는 콤비 기준 1881만원에서 2003만원으로 올랐다.
튜더와 블랑팡 등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들도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브레게 시계도 다음달 1일부로 5~11% 올릴 예정이다.
에르메스가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다른 '에루샤' 브랜드 루이비통과 샤넬도 연이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프라다와 고야드, 쇼파드 등의 브랜드들이 이달 중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프라다는 빠르면 오는 5일부터 제품 가격을 5~10%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해가 지날수록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샤넬과 프라다의 경우 지난해 네 번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고, 생로랑과 버버리·루이비통·구찌·디올·펜디 등은 두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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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국내에서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렌 효과'가 있다 보니, 명품 브랜드들이 경기 불황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음껏 가격을 올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