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층에 흔한 백내장 수술 때 삽입하는 인공 수정체에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는 센싱 모듈을 넣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은 안구에 삽입해 눈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기계연 나노공정장비연구실 이재종 책임연구원, 연세대 고원건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형근지용우 교수 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된 눈의 특성에 착안,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검출할 수 있는 반응성 하이드로젤 기반 센싱 모듈을 개발했다.
또 이를 모아레 패턴 신호로 발현하도록 인공수정체에 탑재, 인체 삽입형 바이오 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모아레 패턴이란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모양을 여러 번 거듭해 합쳤을 때, 이러한 주기의 차이에 따라 시각적으로 만들어지는 줄무늬를 말한다.
항체가 결합된 하이드로젤 패턴은 목표한 바이오마커와 반응해 수축한다. 수축에 의해 좁아지는 하이드로젤 패턴을 기준격자와 겹쳤을 때 생성되는 모아레 신호의 변화를 이용해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와 연관된 특정 유전자를 감지 대상으로 삼아 모아레 신호를 활용한 진단법의 효과를 확인했다.
모아레 신호를 이용하면 하이드로 젤 패턴 변화를 직접 감지하는 방식보다 훨씬 높은 감도로 검출할 수 있다. 또 기존 바이오센서와 달리 전기화학적 혹은 형광 표지를 쓰지 않고도 바이오마커를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외부 전력이나 광원도 필요 없어 생체 삽입 센서로 적합하다.
백내장 수술 등으로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때 센싱 모듈이 장착된 인공수정체를 쓰면, 이후 정기적 관찰을 통해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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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나노공정장비연구실 이재종, 김기홍 책임연구원은 "사회적 문제가 되는 대표적 뇌질환인 치매를 포함한 각종 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상용화에 이를 수 있도록 추가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파킨슨병 등 다른 질병의 진단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자유곡면 나노제조공정·시스템 개발 및 비혈액성 질병 모니터링소자 응용' 과제로 수행됐으며,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터리얼스(Bioactive Materials)'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