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데이터는 계속 늘어난다. 국가가 이들 모든 데이터를 다 업데이트 할 수 없다. 데이터 밸류(가치)와 퍼포먼스(기능)를 측정해 버릴건 버려야 한다."
"데이터는 밀가루 같다. 빵이 되기도 하고 떡볶기가 되기도 한다. 선순환의 데이터 생태계를 이끌 데이터 설계자(아키텍터)가 없는게 문제다. 정부 정책이 데이터에 기반하려면 공공 부문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데이터 기반이 돼야 하고 이것이 뿌리내리기 위한 촉진책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구매해 사용할 수요자들이 없다. 수요자(데이터 구매)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소비자와 공급자를 좀 더 세밀히 구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과기정통부가 박윤규 제2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데이터 유통‧활용 및 빅데이터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29일 개최한 '제1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행사에 참석한 민간 기업인들은 정부 데이터 정책에 대한 여러 발전적 제안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용산 독서당로 소재 데이터‧인공지능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 본사에서 열렸다. 과기정통부에서는 박 차관을 비롯해 엄열 인공지능기반정책관, 김보경 데이터진흥과장이, 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황종성 원장과 이용진 빅데이터추진단장이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이재용 바이브 대표와 박소아 부사장(부문장), 이종헌 KT 상무(AI/DX융합사업부문), 류재준 네이버클라우드 총괄이사, 도해용 레드테이블 대표, 구 름 빅밸류 연구소장(이사), 박주흠 다비오 대표, 전성기 임업진흥원 실장,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내정자, 안성희 신한카드 본부장, 김성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빅데이터센터장이 참석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국민과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데이터 생산‧수집‧가공‧유통 등 전 주기를 지원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지원, 현재 21개 빅데이터 플랫폼과 이들 플랫폼 산하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터 230곳이 만들어져 있다.
가장 먼저 발언을 한 빅밸류의 구 름 연구소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데이터를 구매해 인사이트를 얻는 걸 데이터를 취직시킨다는 표현을 쓴다면서 "좋은 데이터를 빨리 취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데이터 정책은 원석을 데이터로 바꿔 유통하는데 그쳤는데, 앞으로는 소비자와 공급자를 좀 더 세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일하고 있는 빅밸류는 증권사에서 일하던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구 소장은 데이터를 취업(판매)시키는데 애로 중 하나는 고객들이 데이터가 사라지거나 폐업(공급기업이) 하는 걸 걱정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판매하는데) 매달 문제가 생긴다. 문제가 무한히 있다"면서 "몇몇 부처는 어느날 갑자기 데이터 공급을 끊고 또 지자체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이런 일이 생긴다. (시스템 구축에) 엄청난 비용을 들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데이터가 얼굴을 바꾼다"며 데이터 판매 애로를 호소했다.
박소아 바이브 부사장은 공공 데이터의 단일성 문제를 지적했다. 행정 데이터가 수시로 변하는데 이들 데이터가 개방 데이터와 연결성을 가져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데이터 관리 문제도 제기했다. 지난 몇년간 많은 어려움과 돈을 들여 빅데이터 플랫폼에 데이터를 모아놨는데 관리가 안되면 가비지(쓰레기)가 되니 이들 데이터의 품질 관리비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우리가 계속 관리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데이터 관리에 탄력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흠 다비오 대표는 우리나라 공공데이터가 어느나라 보다 많이 개방돼 있다면서 "이들 공공 데이터를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데이터가 쌓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데, 계속 만들어지는 데이터가 과연 밸류를 주는 데이터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데이터가 생길텐데, 국가가 모든 데이터를 다 업데이트할 수 없다. 페이드 아웃(퇴출) 시킬 거는 페이드 아웃시켜야 한다"며 데이터 밸류와 퍼포먼스를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기 임업진흥원 실장은 정부 부처간 데이터 사일로를 지적하며 "각자 데이터를 각자만 갖고 있으면 안된다. 공공이 변해야 한다"면서 정부 부처가 정책을 데이터 기반으로 하려면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이 것이 반영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관광 분야 데이터 사업을 하고 있는 레드테이블의 도해용 대표는 지자체의 데이터 수집 문제를 꼬집었다. 관광을 예로 들며 기초지자체의 경우 수집하는 관광 데이터가 너무 협소하다는 거다. "기초지자체는 위생과에서 관광 데이터를 모은다. 그러다보니 데이터 내용이 너무 적다. 활용보다 관리에만 염두에 둬서 그렇다"며 아쉬워 했다. 이어 사업기간이 끝났다고 지원을 마치는게 아니라 그만큼 경험을 쌓았으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며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종헌 KT 상무는 데이터산업 시장이 커지려면 공급보다 수요자가 늘어야 한다며 "수요자가 이 시장에 들어오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대기업도 참여하게 해야 한다면서 "공공에서 일반에 데이터를 주려면 생각지도 않은 이슈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다 비용 요인으로 중소기업이 이를 안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류재준 네이버클라우드 총괄 이사는 민간의 데이터 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이 먼저 활성화, 민간을 리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이 민간 데이터를 가져와 혁신서비스 창출에 써야 한다면서 "이것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마이데이터유닛장)는 여러 데이터플랫폼을 하나의 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는 '싱글사인온'부터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기업과 개인이 드물다면서 이들을 위한 '데이터브로커+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프로바이더가 필요하며 이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업이나 기관이 회의 도중 데이터 이야기가 나오면 그 데이터는 어디에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런 데이터 플랫폼들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올해가 가기 전에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부처간 협업 문제 등을 차관회의에서 이야기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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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빅데이터 플랫폼이 아직까지 공공이 리드하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가야 하는데, 민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해야 하는 지를 스마트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대한민국 경제성장은 인프라 투자에서 기인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인프라를 갖춰야 할까?를 생각하면 그게 바로 데이터 인프라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데이터 인프라는 눈에 안보인다. 그래서 인프라로 인식하기 어렵다. 이 부분을 잘 생각해 내년 상반기, 이르면 내년 1월에 마련하는 국가데이터기본계획에 이런 비전을 담고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