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에 붕어빵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붕어빵 가격은 오르고 노점은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요 번화가에서는 이미 1000원에 붕어빵 한 개를 판매하는 곳이 드물지 않다.
지난 14일 오후 4시께 명동 먹자골목의 한 붕어빵 가게를 찾았다. 붕어빵 1개를 1000원에 판매하는 이곳은 퇴근 시간 전부터 이미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줄을 서있던 서모씨(23)는 "인스타에서 맛있다는 소문을 닫고 찾아왔다"며 "집 근처는 붕세권(붕어빵과 역세권의 합성어)이 아니라 조금 멀리서 왔다"고 말했다.
이런 열기에 이른바 '붕어빵 어플리케이션(앱)'까지 출시됐다.
해당 앱을 설치하면 붕어빵 판매점의 위치와 가격, 결제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노점 특성상 운영 요일이나 시기가 불규칙하다는 점을 감안해 '출몰시기' 확인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해당 앱은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다.
일각에서는 붕어빵 가게를 찾지 못해 아쉬웠던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8)는 "(해당 어플을)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붕어빵 파는 곳이 없다면 설치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고모씨(24)도 "그런 어플이 있는 줄 몰랐다. 가까운 붕어빵 가게를 찾아다니는 게 일이었는데 한번 사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도 붕어빵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콘텐츠가 여럿 올라오고 있다.
일명 '붕어빵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은 업로드 9일 만에 조회수 121만회가 넘었다. 붕어빵 가게를 직접 창업한 청년들의 영상도 조회수 9만회를 웃돌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진 이유는 고물가에 문을 닫는 붕어빵 가게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식용유가 전년 동기대비 42.8%, 밀가루가 36.9% 상승했다.
이외에 붕어빵 주재료인 팥 가격도 만만치 않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수입산 붉은팥 도매가격은 평균 27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7.3% 상승했다.
명동 먹자골목에서 붕어빵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55)는 "작년보다 물가가 올라서 붕어빵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충무로 인근에서 붕어빵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8)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씨는 "손님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물가가 올라서 고민"이라며 "폐업을 고민하는 가게도 많은 걸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붕어빵 노점 신고가 늘어난 것도 붕어빵이 사라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세금 내고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 사람은 바보인가"라며 "인도 불법 점거한 노점상 욕할 땐 언제고 이젠 겨울이고 그립다며 낭만 어쩌고 붕어빵 타령하는 사람들이 꼴사납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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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시민은 "붕어빵 노점 관련 기사가 뜨면 무조건 관할 당국에 신고한다"면서 "붕어빵 위치 앱이 있다니 신고가 더 쉽겠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