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팀이 어깨에 바르는 남성용 피임약을 개발 중이다. 연구팀은 사용이 간편하고 사용 후 생식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상용화 시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3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인구협회(The Population Council)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아동보건 및 인간발달 연구소(NICHD)와 함께 피부를 통해 흡수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한 남성용 피임약을 개발 중이다. 상업화 시 첫 남성용 피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협회는 보건관련 비영리기구로 주로 가족계획, 피임, HIV/에이즈 예방, 신생아 건강 등을 지원한다.
그간 피임약물은 모두 여성용으로 개발돼 남성은 정관수술을 받거나 피임기구인 콘돔을 사용하는 것 외엔 다른 피임법이 없었다. 실패 위험이 있거나 수술받으면 다시 임신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지난 1990년대에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성용 피임약 개발을 지원했지만 출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효과도 뛰어나지 않은 데다 심장, 간, 신장 등에 독성이 있고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네스트론'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젤을 조합해 미국, 칠레, 케냐 등 최대 420쌍을 대상으로 전 세계 15개 임상사이트에서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다.
하루 1회 어깨에 바르는 투명한 젤로, 성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가역적인 방법으로 남성 호르몬 생산을 차단해 정자가 생산되지 않도록 한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생식능력은 다시 회복되도록 만들어졌다.
네스트론은 프로게스테론 유사체로 체내 정자 생산을 억제한다. 즉 프로게스테론 유사체와 테스토스테론 혼합 호르몬제로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도록 뇌에 신호를 보낸다. 뇌에서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줄이면 성숙한 정자 생산이 줄어들게 된다.
임상시험 중 남성 참가자는 정자수를 임신을 예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춘 뒤 약 1년간 해당 약물만으로 피임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의료진을 방문해 정자수를 확인하게 된다. 이후 약물 사용을 멈추고 정자 생산이 회복되는지를 모니터링한다.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스(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해당 임상시험은 지난 2018년 10월 25일 시작했으며 2023년 9월 초기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최종 분석은 2024년 12월 완료 예정이다.
일부 임상시험 참가자에서 성욕 감소, 여드름 발생, 체중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등 부작용이 보고됐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연구팀은 "부부가 피임을 공동 책임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며 "여성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자 생산을 조절할 수 있는 남성용 피임약물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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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젤 형태 외에 주사제와 임플란트를 통한 약물 전달 방법도 시험 중"이라며 "네스트론·테스토스테론 혼합제가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받으면 최초의 남성용 피임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