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원장 윤혜정)이 시행하는 데이터 특화 지원사업인 '2022 데이터스타즈(DATA Stars) 사업'에 올해 선정된 20곳 중 한 곳인 유티인프라(대표 박동국)는 암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 식습관 관리 서비스 ‘키니케어’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10월 '키니케어'에 등록된 환자의 식단 데이터가 70만 건을 돌파했다. 유티인프라는 암 환자의 식습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중해용 식사대용식, 채소형 간편대용식, 밤에 보충하는 단백질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영양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티인프라 박동국 대표를 만나봤다.
-창업 배경이 궁금합니다
"할아버지가 암에 걸려 식단 관리에 모든 가족이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가족의 도움 덕분에 6개월 판정받으신 할아버지는 10년 이상 생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외할머니가 너무 큰 고생을 해 다른 사람들이 외할머니를 암 환자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때 ‘식단 관리는 원래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연세세브란스병원의 김형미 영양부장님을 만났는데, ‘IT기술만 있다면, 암 환자 식단관 리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창업을 했습니다."
-어떤 서비스 인가요?
"유티인프라는 B2B의 영양솔루션 사업과 B2C부문 객맞춤형 상품중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B2B 영양솔루션은 의료기관, 검진기관, 학교, 기업 등이 유티인프라 솔루션을 활용해 매출증대 또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건강검진의 경우 ‘건강상태가 왜 나빠졌는지’ ‘어떤 부분을 고쳐야 좋아지는지’를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때 키니케어 B2B영양솔루션을 사용하면 정확하게 식습관에 어떤 문제 요소가 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B2C고객맞춤형 상품중개 서비스는 초개인화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식품 추천과 구매를 연계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환자용 도시락’은 현재까지 상품 종류가 100여 개에 불과합니다. 현재 유통되는 식품 개수(바코드 기준 약 30만 개)와 비교했을 때 환자용 도시락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유티인프라는 30만 개의 식품을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합니다. 즉, 다양성을 보장해주려는 것이 B2C고객맞춤형 상품중개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4세대 영양분석기술인 'R-Sector' 분석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1차적으로 약 1만8000개의 식품 분석을 완료했습니다. 내년까지 최소 5~10만 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의 다양성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어떤 비교 우위를 갖고 있나요
"첫째, 영양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검증과 전문성을 자랑합니다. 유티인프라는 인적 구성이 임상영양사 중심이고, 그 결과 종합병원급 영양팀 수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로부터 암 환자 영양관리 건강서비스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11건의 영양 관련 임상을 진행했고, SCI급 논문을 4편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유티인프라는 국내에서 편리하고 수준 높은 영양 분석 기술을 사용합니다. 영양 관리는 ‘내가 먹어야 하는 영양의 종류와 양을 어떻게 채우는가’입니다. 많이 먹게 되면 당뇨, 암 등 다양한 대사질환이 걸리게 되고, 적게 먹게 되면 결핍에 관련된 질병을 겪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영양 분석 기술의 핵심은 영양의 종류와 양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인데, 기존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1세대 9대 영양소 중심 관리는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채소와 사탕은 누가 봐도 다르지만, 데이터로 보면 둘 다 동일한 탄수화물로 구성되기 때문에 데이터적 관점으로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2세대 식품군 분석 기술입니다. 그런데 식품군이라는 것을 전문 영양사가 당뇨 환자를 위해 개발하다 보니 전문가 관점에서 ‘건강에 나쁜 것’에 대한 분석 방법이 구축이 안 돼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빙과 아이스크림을 현재 식품군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티인프라는 3세대 FGN기술을 만들었는데, FGN기술은 레시피가 있어야만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최근 전체 식품 섭취의 60%가 가공식품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FGN기술은 가공식품을 분석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가공식품도 분석해낼 수 있게 만든 4세대 기술이 R-Sector 분석기술입니다. R-Sector 분석 기술은 기존 유통되는 일반 가공식품도 환자 개인맞춤형으로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셋째, 다양한 고객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60세 유방암 환자가 입맛이 없다고 해서 하루 세 번 식사 대신 과일만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루 정도는 몰라도 꾸준히 과일로 식사를 대체하면, 과일의 당 성분으로 인해 당뇨까지 질병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재는 커뮤니티를 통해 코멘트 방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축적한 데이터와 코멘트 사례를 결합해 맞춤형 솔루션 콘텐츠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밤에 보충하는 단백질 제품’을 개발했는데요, 암 환자들이 단백질 보충을 밤에 해야 하나요?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3대 영양소 중 하나로 필수 섭취 영양소입니다. ‘암’ 질환은 체내의 단백질을 소모시키는 특징이 있고, 치료 과정에서 항암 부작용으로 식사 섭취가 줄어드는 까닭에 암 환자들은 단백질 섭취가 많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로 인한 영양실조는 암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입니다. 그래서 유티인프라는 앱을 통해 암 환자들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단백질 제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낮에 식사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 밤에 자기 전에 유티인프라의 제품을 먹음으로써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 전에 먹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밤에 보충하는 단백질 제품’은 서서히 흡수되는 ’미셀라카제인‘ 성분을 활용해 자기 전에 먹어도 부담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섭취해본 사람들은 ’자기 전에 먹어도 전혀 더부룩하지 않다‘ ’밤에 배고플 때 과식하는 것을 예방해준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암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영양 등급 평가 사용이 가능한가요?
"키니인바디 제품 가격이 고가라 지속적인 측정이 필요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먼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도 영양 등급 평가 사용이 가능합니다. 최근 영양 연계 서비스 기업의 사용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B2C보다는 B2B에서 빠르게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맞춤형 도시락을 상담하는 기업에서 '키니인바디'를 사용하면 상담 요청 고객이 어떤 식습관이 있는지 30초 안에 체성분과 세포 상태를 통해 분석해줍니다. 그러면 그 결과값을 기준으로 어떤도시락을 추천해야 하고, 얼마나 먹어야 좋아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하는데 의학적 지식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결했나요?
"키니케어는 질환자를 위한 식사 관리 앱이며, 이를 개발한 유티인프라는 상급종합병원 출신의 임상영양사와 개발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식사와 영양에 대해 전문 지식이 있는 임상영양사가 기획 및 설계하고 있습니다. 일반 개발자들이 영양 전문 알고리즘을 기획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유티인프라는 임상영양사들에게 기획설계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임상영양사는 환자의 식사와 영양 관리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 및 질환에 대한 의학적 지식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영양사에서 나아가 대학병원 의료진의 자문도 받으며, 관련 논문과 식사 관리 지침서 등을 반영해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나요?
"가장 어려운 점은 ‘없는 시장’에서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를 준비하던 2015년도만 하더라도 환자 HMR(가정간편식) 시장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이 없는 까닭에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비전을 제시하기 어려웠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기술개발과 임상연구를 통해 기술 전문성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를 하던 중 HMR(가정간편식) 및 환자식 시장(메디푸드)이 형성됐습니다. 시장이 없을 때부터 기술개발과 연구를 한 덕분에 지금은 유티인프라의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고객에게서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병원 한 곳과 제휴를 하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유티인프라 솔루션이 괜찮아”라고 하면서 주위 교수님들께 입소문을 내주셨습니다. 그 결과 현재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32개 병원이 유티인프라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던데요
"회사의 특별한 문화 중 하나가 ‘질문의 생활화’입니다. 일반적인 회사는 질문보다는 스스로 찾아서 결과를 만드는 분위기이지만, 유티인프라는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며 소통하는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서로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며 소통할 때 모두의 발전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하는 말 중 하나가 “모르면 물어보세요”입니다. 처음에는 대표한테 물어보는 것을 낯설어하다 적응이 되면 제가 모르는 부분까지도 질문하기도 해 저도 가끔 난처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되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질문하기’는 유티인프라의 핵심 문화입니다."
-현재까지의 성과를 말해주세요
"2022년 기준 투자는 누적 10억 원 정도 받았습니다. 매출은 2020년 대비 500% 이상 성장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까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증 관련 부분에서는 정부기관 수상 9관왕을 했고, 암 영양 관리 부문에서 보건복지부 건강관리서비스 1호 인증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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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2B 영양 솔루션 수요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병원, 건강검진센터, 필라테스, 초등학교,
유치원 등에서 도입 문의와 사전 계약 요청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요는 많지만, 국내 B2B 영양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기존에는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건강검진 결과, 곧 당뇨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식사 관리를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가 전부였다면, 유티인프라 솔루션을 적용했을 때는 “곧 당뇨로 발전될 수 있는데, 이는 권장 칼로리보다 300~400kcal를 많이 섭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다 칼로리 섭취는 내장 지방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평가에서 탄수화물 섭취량이 권장 기준보다 40% 이상 높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당신이 즐겨 섭취하는 OOO 때문입니다. OOO를 줄이면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식사 방식으로 실천하고 3개월 뒤 재검받으러 오세요”라고 환자별로 구체적으로 건강 개선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