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원장 윤혜정)이 시행하는 데이터 특화 지원사업인 '2022 데이터스타즈(DATA Stars) 사업'에 올해 선정된 20곳 중 한 곳인 이모티브(대표 민정상)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위한 자가진단 및 인지강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최근 '2023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아 주목받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이모티브 민정상 대표를 만나 창업 계기와 서비스 특징을 알아봤다.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에선 산업공학을, 대학원에선 인지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운전자 인지모델 개발,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소비자 연구, 제네시스 조작계 개발, 디지털 트윈 등을 연구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생산 공정을 가동하기 앞서 이상 징후를 먼저 확인∙진단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사람에게 투영해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관리해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지속적인 스터디를 하면서 창업을 결심했고 관련 산업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마침 함께 창업한 동료가 게임을 좋아했고, 게임과 인지공학을 접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라는 새로운 분야 도전에 나섰습니다."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이모티브는 투 트랙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첫째는 식약처에서 ADHD 아동용 디지털 치료제 인증을 받고 의료기기(SaMD)로 상용화하는 것입니다. 최근 디지털 치료제 임상시험 착수와 제조 및 개발을 위한 GMP 적합 판정과 의료기기 2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ADHD 가능성을 확인하고, 인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헬스케어 및 웰니스 앱 서비스입니다."
-게임으로 ADHD 치료가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설계한 '스타러커스' 서비스는 주의력 변수 테스트(TOVA), 주의 집중력 검사(ADS), 웩슬러 지능검사 등 의료적 근거를 기반으로 설계된 것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지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아동의 인지 능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동이 게임을 수행하는 동안 인지모델링과 머신러닝을 통해 정확한 인지 상태 측정과 정량화 작업이 가능합니다. 평가 시간도 기존에는 2시간 가량이었지만 '스타러커스'는 20분 이내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집된 아동의 인지 상태를 대시보드로 제공합니다. 이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보호자는 아동의 인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하는데 의학적 지식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결 했나요?
"스타러커스는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태스크(task)와 200여 편의 논문 분석과 여러 교수와 논의를 통해 아동 ADHD 측정에 필요한 인지 요소 및 평가 방법을 선정했습니다. 주의력 변수 테스트(TOVA), 지속 수행 검사(CPT), 주의 집중력 검사(ADS) 등 다양한 평가 태스크(task)와 게임을 융합했습니다. 머릿속에 일시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작업 기억력), 자동적인 반응은 억제하고, 목표하는 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억제력),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자신의 주의와 생각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인지적 유연성), 시청각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처리속도), 외부 환경의 방해 요소는 무시하고 필요한 정보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주의력)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DHD에 게임을 적용할 생각을 어떻게 했나요?
"디지털 치료제와 의료기기는 환자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합니다. 특히 ADHD의 경우,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을 위해선 게임이 적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발적 몰입이 가능한 콘텐츠’라는 게임의 순기능을 이용해 일반 검사와 달리 아동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선 아킬리(Akili Interactive)가 개발한 인데버Rx(EndeavorRx)라는 게임이 FDA 승인을 받았고, 아동 ADHD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이모티브는 ADHD에서 나아가 ASD(자폐 스펙트럼)와 치매 등 분야에도 게임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와 UX를 통해 기존 치료방법의 보완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말해준다면요
"스타러커스는 서울대학교병원, 연세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 협업해 개발 중인 서비스입니다. 훈련과 게임을 융합해 사용자 상태와 효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이용자의 자발적인 몰입성이 중요한데, 스타러커스는 태스크(task)와 리워드(reward)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이용자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인지모델링 기술을 이용해 기존 검사 방식보다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 설문과 아동의 직접적인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함으로써 신뢰성 있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지 평가, 자가 진단, 인지 강화, 모니터링까지 가능한 디지털 통합 솔루션입니다. 모바일 게임 앱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모티브는 인하우스 R&D팀과 게임 개발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콘텐츠 전반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회사이며, 시장의 이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지속적 사용을 위한 콘텐츠 보강이 가능한 회사입니다."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은 어떤게 있었나요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아직 국내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제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창출원이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디지털 치료제 인증을 받기 위해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디지털 치료제 인증을 받더라도 처방 권한이 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율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더욱이 국내에서 ‘게임’은 보호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도 관건입니다. 디지털 치료제의 핵심은 의료적 효과성과 더불어 ‘자발적 몰입’과 ‘지속적 사용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모티브는 초기부터 인지해 연구를 거듭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고객에게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올 7월 ‘오티즘엑스포’에서 부스를 운영했을 때,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부스를 방문해 스타러커스를 체험했었습니다. 보통은 한 번 체험하고 자리를 떠나는데, 아이가 스타러커스 인지 강화 게임이 재미있었는 지 한 자리에서 게임을 계속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보호자도 스타러커스가 언제 출시되는지, 어디서 할 수 있는지 등 서비스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기관, 기업, 학계 등에서도 인정을 받아 '2022년 KES'와 '2023년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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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DHD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포함된 스타러커스는 태스크(task) 수행 완료 후 대시보드에서 ADHD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 의료기관 방문 전, 스타러커스는 자가진단의 형태의 셀프 체크로 보호자와 아동이 집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모티브는 아동 ADHD를 시작으로 자폐(ASD), 치매 등 중추신경계 분야의 정신적 질환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입니다. 게임과 같은 일상적 범위 안에서 콘텐츠를 통한 ‘증상 진단’과 ‘치료’에서 나아가 사용자의 정신적 헬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