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원장 윤혜정)이 시행하는 데이터 특화 지원사업인 '2022 데이터스타즈'에 선정된 20곳 중 하나인 베스텔라랩(대표 정상수)은 실내 주차 내비게이션 ‘워치마일’로 '2023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 세계 시선을 받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워치마일'은 위치정보시스템 신호가 없는 실내 주차장에서 빈 주차면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최근 국내에서 호반건설이 신축 아파트에 도입한 바 있다. 편리하고 빠른 주차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정상수 베스텔라랩 대표를 만나 기술력과 서비스 특징을 들어봤다.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창업할 당시 자율주행 기술이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하던 상황이었구요. 하지만, 자세히 상황을 살펴보니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은 많은데 주행의 시작과 끝인 실내 주차장부터 건물 입구까지를 연구하는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진정한 자율주행이 완성되려면 라스트마일(Lastmile) 분야 기술이 완성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분야 연구개발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위 면적이 좁고 차량이 많기 때문에 주차장 대부분이 실내에 있고, 주차를 하며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향후 실내 자율주행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치마일'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주력 서비스에 대해 말해주세요
"베스텔라랩은 기본적으로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실내나 지하 공간에서 정확한 측위 기술을 바탕으로 두 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일반 운전자들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주차장 안의 주차면 점유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최적의 주차면을 추천해 해당 주차면까지 내비게이션 안내를 통해 경로를 알려주는 주차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워치마일(Watchmile)’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자율주행차에 주차장 정보를 안내해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빈 주차면을 찾아 주행하고 주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V2I 동적 안전 지도 및 V2I 통신 프로토콜인 ‘제로크루징(Zerocrusing)’이 있습니다.
이 두 서비스는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현재도 상용 가능한 기술입니다. '워치마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쌓은 실내 지도 DB를 자율주행차량에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더욱 빠르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자율주행차에 사용하는 V2I 플랫폼을 비단 자율주행 자동차 뿐 아니라 자율주행을 하는 모든 이동수단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로봇으로 영역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현재 자율주행 로봇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분야를 비롯해 선박 등 분야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지게차같은 특수 장비나 스마트 농기구에도 우리 기술을 충분히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사 대비 차별성이나 경쟁 우위는요?
"‘워치마일’과 ‘제로크루징’에는 위치추적 기술, 측위 기술, 영상인식 기술, 차량 주변에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기술, 이동차량 트래킹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인공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GPS로는 실내 위치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주차장은 철골이 많고 금속인 자동차가 많기 때문에 전파가 반사 흡수되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기 힘든 공간입니다. 베스텔라랩이 개발한 측위 기술은 이러한 장애 요소를 모두 극복한 기술이며 여기에 주차 공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영상인식 기술까지 접목해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합니다. 또한, 자율주행용 맵 생성 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벡터맵 기술을 적용해 영상 데이터를 경량화해서 자율주행에 적용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오프라인에 있는 주차장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직접 주차장에 가야만 해당 정보들을 볼 수 있는데요, 베스텔라랩의 워치마일 앱을 사용하면 주차장 정보를 온라인상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운전자가 주차장에 진입해 눈으로 직접 봐야만 빈 주차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워치마일은 주차장 내 구축돼 있는 초음파 혹은 유도 관제 시스템과 CCTV 영상을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차량이 주차면에 점유돼 있는지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게 파악해 현재 주차장 내 빈자리의 정확한 위치와 개수를 사용자에게 알려줍니다.
또한, 사전에 설정해놓은 운전자의 차량 종류나 선호 주차면 유형을 바탕으로 최적의 주차면을 추천하고, 해당 주차면까지 안내해줍니다. 주차가 완료된 이후에는 정확한 주차 위치 및 주차 완료 시간을 알려주는 주차권이 발급돼 차량을 어디에 주차했는지, 몇 시간 동안 주차했는지 사용자들이 별도로 파악하지 않아도 정확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주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 및 시간 소모를 크게 줄여줍니다. 이를 통해 배기가스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워치마일'이 적용된 주차장과 아닌 주차장 간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인가요?
"‘워치마일 서울역’은 SKT와 협업한 프로젝트로, 서울역은 내비게이션 목적지 톱10 안에 항상 들 정도로 하루 방문객이 많은 장소입니다. 또한, 주차장이 지상 2층에서 6층까지 다층으로 구성돼 있고, 옥외 주차장이 연결되는 통로가 존재해 주차장 혼잡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를 '워치마일 서울역'을 통해 사용자들의 평균 주차 시간을 70% 이상 단축했습니다. 현장 실험 결과 '워치마일 사용자'는 3분 6초, 워치마일 비사용자는 10분 55초 걸렸습니다.
-사용처에 특이하게 울주군이 있는데요
"수도권 지역이 아닌 울주군 등 다양한 지역에서 현재 솔루션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워치마일 제품은 조달청에서 지정한 혁신장터의 혁신제품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울주군에서도 공영주차장의 주차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장터를 통해 '워치마일' 제품을 도입했고, 많은 분들이 편리함을 느끼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외 주차장에도 '워치마일'을 사용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실외 주차장에서도 적용 가능합니다.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공간 뿐 아니라 실외 공간에서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안산에 있는 4개 공영주차장은 모두 옥외 주차장인데요, CCTV 영상을 통한 비전(Vision) 인식 뿐 아니라 라이다(LiDAR)를 함께 도입해 정확한 인식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운영하시면서 겪은 애로는요?
"서비스를 구축하는 주차장마다 환경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사전에 도면을 보고 철저하게 조사하더라도 막상 방문해보면 다른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제는 어떤 환경이더라도 그 환경에 맞는 방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처음 시험 운영(PoC) 했던 고객사에서 만족해 서비스를 쇼핑몰, 백화점 등 계열사를 통합한 대형 공간에 제공할 수 있게 추가 공급 계약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서비스의 퀄리티 뿐 아니라 서비스 필요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 말해주세요
"인천국제공항, 서울역, 킨텍스, 천호역 공영주차장 등 주요 랜드마크를 비롯해 30여 개의 다양한 건물에 베스텔라랩의 솔루션을 적용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표창, SOC-ICT 스마트 교통분야 국토교통부 장관상, 4차산업혁명 파워코리아대전 우수기업 행정안전부 장관상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외에 한·인도 SDGs 해커톤 대상도 수상했습니다. 또한 유럽 최대 규모인 자율주행 컨퍼런스인 ‘Tech.AD Europe 2022’에서 소프트웨어&컴퓨트 플랫폼(Software & Compute platform) 부문을 수상했고, 롯데건설 기술혁신 공모전에서도 대상을 받았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아우토반’에도 2년 연속 선정돼 다양한 모빌리티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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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모든 공간 정보를 제공해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가 되고자 하는 것이 베스텔라랩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차량,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등 다양한 모빌리티 데이터를 연결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가치 있는 모빌리티 데이터를 창출해 많은 사용자들이 주차에 소요하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또 실내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등 돌발 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등 연결(connectivity)의 가치를 높이고자 합니다.
이외에 베스텔라랩의 자율주행차 플랫폼 사업 중 하나가 주차장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물류센터 창고, 선박, 항만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GPS가 닿지 않는 실내 공간이라면 어디든 사용자들에게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베스텔라랩이 가지고 있는 실내 공간에 특화된 정밀 측위 기술, 비전 AI 사물인식 기술, 데이터 경량화 기술 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발 인력들이 측위 정확도와 사물 인식률 향상에 중점을 두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