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대는 이제 공상 과학이 아닌 현실이 됐다. 머지않은 미래 우주에서 맞이할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 올겨울 우주를 주제로 ‘우주시대 일상’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지난 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랩에서 진행된 서울 라이트포럼에 자리한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의 여는 말이다.
서울 야경의 시그니처쇼로 자리매김한 서울라이트 DDP가 2022년 연말을 맞아 다시 돌아온다. 올해 주제는 예전과 달리 이채롭게 느껴진다. '우주적 삶(Designing Life at the Universe)'. 우주를 환상적인 공간, 미지의 개척지가 아닌, 근미래에 펼쳐질 일상의 공간으로 보고 우주에서 펼쳐질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낸다고 한다.
그 사전행사로 포럼이 열려 DDP를 찾았다. '유어 드림 스페이스(Your Dream Space)'라는 타이틀로 '내 안의 우주를 찾아서'를 주제로 구성됐다.
얼마 전 정부는 2031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에 이어 2050년 우주 유인 수송을 달성하겠다는 우주 경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 세계는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 영토를 한 뼘이라도 먼저 차지하기 위해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한한 상상력의 매체예술인 미디어파사드로 그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그것을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자리로 이날 모더레이터를 맡은 전은경 디자인 저널리스트가 ‘성큼 다가온 우주시대, 우리 하루가 어떨까? 우주에서 맞이할 삶은 과연’을 화두로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와 토크쇼 형식으로 분야별 전문가가 발표를 마치면 참석자가 질문하면서 연사와 청중이 '우주시대 일상'에 대해 함께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장에는 사전 신청한 150명의 시민과 우주시대 일상에 관한 생각을 학문적 토론보다는 다양한 시각에서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나눴다.
미디어아트 분야는 서울라이트 DDP 메인 작가인 뉴미디어 아티스트 '엔자임'과 팀 헬로맨의 아트디렉터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범민' 작가가 연사로 먼저 나섰다. 두 작가는 자신의 상상을 토대로 우주에서 보낼 일상을 담은 작품과 표현 과정을 청중과 공유했다.
건축 분야에서는 김찬중 건축가가 ‘건축에 담은 우주’를 이야기했다. 김 건축가는 "과학적 사고와 함께 스토리텔링의 요소도 필요한 건축의 특성상, 건축가가 우주를 바라보며 해석하는 방식은 '과학적'이며 동시에 '마음에 대한 투사'"라며 그의 대표적 건축 프로젝트 중 하나인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 프로젝트'를 사례로 소개했다.
과학 분야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우주과학자 중 한 명인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이 연사로 나섰다. '우주시대: 달과 화성에 집을 짓는다'라는 주제로 우주까지 가는 긴 여정과 현지 생활에 필요한 '집'을 이야기했다. 문 그룹장은 지구에서 사용하는 건축재료인 금속이나 시멘트로 만든 건축물이 아니라 실제로 달과 화성에서 사용할 재료와 기술에 대해 연구하는 오늘날의 엔지니어들을 소개했다.
이날 포럼을 통해 '우주적 삶'에 대해 전문가들이 해석한 다양한 관점으로 DDP 외벽을 캔버스로 펼쳐질 미디어파사드의 내용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과거 미지의 공간으로 인식되던 '우주'는 오늘날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 됐다. '우주적 삶'은 현실로 다가온 우주에서의 삶을 상상함과 동시에 무한한 시간과 사물을 포함한 공간인 우주의 관점에서 일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222m 외벽에 투사되는 초대형 미디어아트 서울라이트 DDP는 오는 17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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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라이트 DDP를 준비하는 김윤희 서울디자인재단 전시2팀장은 "곧 개최될 미디어아트쇼는 222m 길이의 세계 최대 규모 미디어파사드로 DDP 외벽이 피사체가 돼 가상의 우주 모습이 초대형 VFX로 그려진다"며 "우주에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양태, 공간적 구성을 디자인, 건축적 관점에서 펼쳐, 우주에서 다른 행성과 지구를 오가는 일상,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미래의 일상을 경쾌하게 상상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환상적인 빛으로 수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파사드로 펼쳐질 '우주적 삶'은 우주에서 다른 행성과 지구를 오가는 일상, 외계 생명체와 만남이 이루어지는 미래의 일상을 상상하는 과정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해냄으로써 지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