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결혼 34년여만에 완전히 남남이 됐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재산분할 규모만 1조원대에 달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심 선고 결과, 법원은 노 관장이 가져갈 적정 재산분할 규모가 665억원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노 관장이 요구한 위자료의 3분의1, 재산 분할액의 약 5%만 인정한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1심 판결을 선고했다.
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받아들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665억원의 재산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 존재를 인정하며 노소영 관장과 이혼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독 재판부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했지만, 노 관장이 위자료와 재산권 분할을 청구하는 반소(맞소송)를 제기하자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로 넘어갔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 42.29%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이 17.37%(1천297만5천472주)므로 548만7천327주(7.3%)를 요구한 셈이다.
SK 시가 총액은 15조 6천억원을 웃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지분율인 7.3%는 1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SK는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이기 때문에 향후 승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노 관장이 요구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부친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증여·상속으로 취득한 SK계열사 지분이기 때문에, 특유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한다. 이는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의 경우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재산 분할 결과에 따라 SK그룹 경영권이나 주가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송 결과에 이목이 쏠렸다. 양측은 5년간 총 11번의 변론을 거치고, 전관 변호사까지 추가 선임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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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에서 노 관장 측이 요구한 재산 분할액의 극히 일부만 인정한 만큼 향후 항소 가능성이 점쳐진다.
SK 관계자는 1심 결과에 대해 "두 자연인 간의 소송이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