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업 5년 차를 맞이한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를 운영하는 담화컴퍼니는 한국을 넘어 홍콩, 싱가포르, 북미 등 수출을 꾀하고 있다.
술담화는 올해 4월 처음 홍콩으로 수출을 시작해 현재까지 전통주 8천200병을 판매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세관 통과를 위한 서류 작업을 진행 중으로, 7가지 전통주를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 캐나다, 대만, 싱가포르도 수출 협상 국가 리스트에 올랐다.
K팝 열풍으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막걸리 등 전통주는 해외에서 낯선 술이다. 일본 전통주인 사케는 뉴욕에서 ‘사케바’도 있을 만큼 알려져 있지만, 한국 전통주는 걸음마를 뗀 단계다. 술담화는 전 세계가 한국 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이 시점을 충분히 활용해, 막걸리를 필두로 국내 전통주의 가치를 해외 국가에 알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30억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술담화는 현재 후속 투자 라운드를 돌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어려운 상황이나, 술담화는 탄탄한 기반으로 오랫동안 물을 먹지 않아도 살아남는 ‘낙타’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기자는 지난달 9일 서울시 서초구 술담화 사무실을 방문해 이재욱 대표와 한호선 해외사업개발 담당 한호선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재욱 대표, 한호선 해외사업개발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Q. 지난해 초, 지디넷과의 첫 인터뷰 후 1년 반이 지났다. 이후 사업 현황은 어떠한가.
이재욱 대표 : 사업적으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잘 진행되고 있다. 사실 내부적으로는 상반기가 조금 고비였다. 사상 최초로 구독자 수가 하락세였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다시 반등했고, 쇼핑몰도 많이 성장했다.
카카오선물하기 등 타사몰, 기업간거래(B2B), 수출 등 판매 채널을 다양화했다. 구독 서비스도 지금은 성장세로 다시 돌아섰다. B2B는 추석, 연말, 설날, 가정의날 등 선물 시즌을 맞아 직원들에게 기념 선물을 주고 싶은 기업을 겨냥해 최근 사이트를 출시했다. 기업 스티커 부착, 메시지 카드 동봉, 색상 패키지 제작 등을 접목해 B2B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직원 수는 현재 41명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50억원을 기록했다. 1년간 자사몰 거래액은 올해 3분기까지 기준으로 봤을 때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뿐 아니라 카카오선물하기, SSG닷컴에도 입점했다.
Q. 성장 비결이 무엇인가.
이 대표 : 시장의 성장을 무시할 수 없다. 전통 주점이 굉장히 늘었고, 원소주 등 트렌디한 전통주의 등장으로 인해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다. 마켓컬리와 같은 커머스 플랫폼, 대형 유통사에서도 전통주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자금이 생기기 이전에는 구독 서비스에만 주력하는 구조였고, 자사몰은 최소한 인원으로 돌리는 방식을 선택했었는데, 올해 우리가 직매입을 시작하면서 수출도 시작했고 네이버, 카카오 선물하기, SSG닷컴 등 입점하는 구조도 만들어졌다.
올해는 준비하는 과정이 많았고,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결실을 맺는 것이 몰려있다. ‘인공지능(AI) 소믈리에’ 서비스도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 예정인데, 이를 위해 1년간 데이터 수집 등 작업을 진행해왔다. 11월 출시한 야쿠르트맛 막걸리 ‘막쿠르트’도 올해 1월부터 이야기된 것이다. 내년 1~2분기에는 ‘술자리 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술 외 술자리를 구성하는 제품들을 사이트에서 본격 취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품 소싱 계약을 맺어가고 있다. 1년 내내 열심히 준비했던 서비스들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시기로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지난해 시리즈 A 투자 유치는 성공했으나, 올해는 시장 상황 등 이유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술담화만의 전략이나 비전은.
이 대표 : 술담화는 기초 체력이 탄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유동성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건비 인플레이션도 있었고, 기성 기업 가치 대비 스타트업이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고통은 좀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결국 기초 체력에 대한 성과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는 ‘낙타처럼 가겠다’는 생각이다. 낙타는 사막에서 오랫동안 물을 먹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자신의 몸무게의 몇 배나 되는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다. 바뀐 시장 속에서는 낙타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 술담화는 공헌이익률이 30%에 육박한다. 커머스 플랫폼에서 이정도 공헌이익률을 보이는 기업은 거의 없다. 낙타가 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조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이 대표 : 우리 비전이 ‘경험에서 가치로, 가치에서 일상으로’다. 아직 우리나라는 소맥을 마시는 것이 대중적이다 보니, 가치 소비 분야가 블루오션이다. 주류 가치 소비가 활성화되려면 경험이 좋아야 하는데, 경험에서 그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수출, B2B, 막쿠르트 등이 이 비전에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호선 매니저는 삼양화학 그룹 신사업 투자팀에서 올해 7월 술담화에 합류했다. 술담화의 어떤 점을 보고 합류를 결심했나?
한 매니저 : 삼양화학에서는 신사업 투자팀서 시드에서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일을 했다.
개인적 배경으로는 외가에서 국가 무형 문화재로 등록된 가양주를 빚어왔기 때문에, 한국 식음료(F&B)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데 열정이 있었다. 술담화가 전통주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연령대에서 영향력을 보여 전통주 분야 선구자라는 생각 들었고, 브랜드마케터 공고를 발견해 지원하고 입사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직무가 생겼다.
Q. 9월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 F&B 박람회도 다녀왔는데, 현지 반응은 어땠나?
한 매니저 : 다 좋지만은 않았다. 절반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매정했다. 한국 전통주의 가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을 알 수 있었다. 더 알려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Q. 술담화의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
한 매니저 : 첫 진출 지역은 동남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낯설어 하지않는 국가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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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는 현재까지 8천200병을 수출했고, 신규 제품 13건 수출도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는 세관 통과를 위한 서류 작업 진행 중이며 7가지 전통주를 수출할 예정이다. 술담화에서 판매 중인 전용 잔 430ea도 주문해둔 상황이다. 미국, 캐나다,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에는 사케 바가 많다. 해외에서는 사케가 인기가 많은데, 한국 전통주는 아직 외국인들이 많이 몰라서 알려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K팝이나 한국 문화에 많은 분이 주목하고 있는 시점에, 술담화가 한국 전통주 해외 진출 선구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