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투자자 피해 줄이려면?…재판부의 질문

"거래 지속 시 피해자 양산? 자율권 보장?"

컴퓨팅입력 :2022/12/02 16:09    수정: 2022/12/02 16:24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게임사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을 두고 양측이 법적 분쟁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 대한 전초전으로 상장 폐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문이 이뤄진 가운데, 재판부가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서 상장 폐지 또는 거래 지원 지속 중 어떤 것이 더 타당한지를 두고 양측의 논리를 따졌다.

2일 위믹스 상폐 가처분 신청을 심문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위믹스 측과 거래소 측에 이런 취지의 질문을 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위믹스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문이 진행됐다

■논란 '위믹스' 계속 사도록 냅두는 게 온당한가

위믹스 측은 상폐 타당성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상이한 만큼, 법적 판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거래소들이 위믹스 거래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상장 폐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상장 폐지가 이뤄질 경우 위믹스 시세가 폭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다.

2일 심문에서 재판부는 이에 대해 "현재 위믹스 보유자들이 손해를 입는 것은 이해되지만, 거래 지원을 지속한다면 위믹스의 법적 분쟁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추가로 매수하는 투자자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결국 거래 지원을 지속하면 다수의 잠재적 투자자에게 끼칠 피해도 커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위믹스 보유자보다, 가상자산에 자유롭게 투자 가능한 일반인을 우선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도 언급했다.

위믹스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 측은 "그럴 수 있다"면서도 "투자에 따르는 잠재적 위협은 막연하고, 항상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에서 위믹스는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이고, 거래소들이 위믹스 관련 문제에 대해 공지를 하고 있는 등 그런 우려가 상당히 희석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잘못된 유통량 정보가 안내되지 않도록 코인마켓캡에 실시간 유통량 정보가 게재되게끔 API를 연동했다고 강조했다.

위믹스

■투자자가 위믹스 추매or손절 선택하게 놔두면 안 되나

반대로 재판부가 거래소에는 향후 법적 판단을 가린 뒤, 위믹스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잠재적 투자자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아닌지 물었다. 

당장 시세 폭락이 나타날 수 있는 상장 폐지를 하기보다, 위믹스에 대해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상태를 유지하되 매수 또는 매도 여부를 투자자 자율에 맡기는 것이 어떻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나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측은 "아직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인들은 작전 세력에 이용돼 오히려 시세 등락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점을 보고 뛰어드는 투자자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섣부른 판단을 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 때문에 거래소들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장기간 지정한 경우가 적었고, 만약 법적 판결이 나올 때까지 유의 종목 지정 상태를 유지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런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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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측은 "테라-루나 폭락 당시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반성 차원에서 거래소들이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를 구축했고, 최근 파산을 신청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코인 FTT에 대해서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 후,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이후 투자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판단을 맡기게 되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