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하는 따뜻한 기술"...소셜벤처 육성 스토리

KT 2년차 따기더 챌린지...ESG 분야 스타트업 육성

방송/통신입력 :2022/11/27 13:18    수정: 2022/11/27 13:34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야 하지만 KT 혼자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ESG 분야에서 잘 하고 있는 소셜벤처를 선택해 그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해 KT ESG경영추진실 팀장은 지난 24일 소셜벤처 육성 프로젝트인 '따뜻한 기술 더하기 챌린지(이하 따기더 챌린지)'에 대해 "기업을 단순히 육성하는 걸 넘어 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스토리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작된 따기더 챌린지는 올해로 2년차를 맞았다. KT는 1기에서는 장애인 지원처럼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을 주로 선발했다. 2기에서는 환경과 안전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박 팀장은 "기후변화와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해당 분야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KT ESG경영추진실 박정해팀장

올해 따기더 챌린지에는 105개 기업이 접수했고, 3단계에 이르는 심사 과정을 거쳐 6개 기업을 선발했다. 다회용기를 배달서비스와 연계한 '잇그린', 스마트 안전모를 개발한 'HHS', 온라인 언어 재활 서비스를 개발한 '언어발전소', 소리감지 분석 엔진 기술을 보유한 '디플리', 영상 기반 감지 솔루션을 개발 중인 '딥비전스', 식물기반 공기정화 사업을 운영 중인 '브라더스 커피' 등이다. 

따기더 챌린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소셜벤처는 최대 1억원의 사업 실현금을 지원받게 된다.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을 활용해 각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과 기술을 고도화한다. 또한 KT는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관련 부서를 매칭해 직접적인 지원과 협력,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박 팀장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초기 사업화 단계에서 기술 때문에 벽에 가로막히는 스타트업이 많다"며 "많은 소셜 벤처기업들이 이 부분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기술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자원과 기술 지원을 KT가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육성한다는 설명이다. 

KT는 다음달 중순에 따기더 챌린지에 대한 최종 평가 공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외부 투자심사역을 행사에 초대해 소셜벤처들에게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박 팀장은 "따기더 챌린지가 KT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운영하는 '잇그린'

잇그린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인 '리턴잇'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스테인리스 재질의 배달용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식이다. 소비자는 다회용기로 음식을 받은 뒤 먹고 문 앞에 걸어놓기만 하면 된다. 잇그린은 다회용기를 수거해 깨끗하게 세척하고, 다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잇그린의 '리턴잇' 다회용기

지난 6월 기준 잇그린의 이용자수는 약 8천명. 한 달 이내 서비스를 재이용하는 비율도 40%가 넘는다. 잇그린은 현재 배달앱 3곳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적용 지역은 서울 강남·서초·관악·광진·서대문과 경기 용인·화성 등이다. 최근에는 잠실 야구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등 오프라인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준형 잇그린 대표는 KT와는 데이터 해석, API 연동 등의 부분에서 많이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데이터 해석, API 연동, 개인정보 처리, 배송·회수의 최적화 등을 만들어 나갈 때 KT와 협업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다회용기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회수기 모델도 KT와 함께 개발했다. 이 대표는 "다회용기 사업을 통해 일회용기를 얼마나 줄였고, 거기서 탄소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 측정하는 측면에서도 KT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5G MEC 망 이용해 산업사고 방지하는 'HHS' 

HHS는 근로자의 안전모 내에 부착할 수 있는 100g 정도의 센서 모듈을 개발했다. 어떤 안전모에도 부착할 수 있으며, 크게 무겁지 않아 착용 시 불편함을 주지도 않는다. 센서는 뇌파와 심박수 등을 측정한다. 

만약 안전모를 착용하고 작업하던 근로자가 낙상 사고를 입거나 기절할 경우, 곧바로 안전관리자의 스마트폰 앱과 관제실로 사고 사실이 전달된다. 관제센터에서는 어디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 위치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긴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한형섭 HHS 대표

한형섭 HHS 대표는 "산업재해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어 개발했다"며 "현재 해외 업체와도 많은 협력을 맺고 있으며 PoC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HHS는 KT융합기술원과 협력해 KT 5G MEC와 연동한 스마트 안전모를 개발했다. 또한 각 작업 현장에서 HHS의 스마트 안전모와 다양한 웨어러블 안전기구들을 상호 연결할 수 있는 엣지게이트웨이 단말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KT 크루디팀과 서비스 고도화하는 '언어발전소' 

언어발전소는 뇌손상 환자들이 손쉽게 언어 재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뇌졸중 후유증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을 언어재활사와 연결해 재활 치료를 돕는다. 그동안 언어발전소의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는 약 700명 정도, 누적 세션수는 1만2천회 이상이다. 재구매율은 80% 이상이다.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는 "그동안 언어재활치료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는데 그 과정에서 치료실에 쌓이고 버려지는 데이터들이 너무 아까웠다"며 "데이터를 축적하면 더 좋은 치료기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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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

언어발전소는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려고 하던 중 KT 따기더 챌린지에 선정됐다. 이후 KT의 초등학생 대상 플랫폼인 크루디를 활용해 초등학생 대상으로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런칭하고 비대면 언어재활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언어재활사를 꾸준히 교육·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상대방의 표정과 감정을 읽기 어려워하거나 문맥을 파악하기 어려워 사회성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언어 발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치료실까지 가기 어려운 아동들을 위한 세션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