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은 풀렸지만, 양념 재료 값이 비싸 걱정입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9일 오후 인천 남동구 남촌농수산물 도매시장 상인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올해 김장철 배추는 출하량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가격이 떨어지고 품질은 좋아졌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지만, 김장에 쓰이는 양념 채소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치솟는 추세를 보이면서다.
배추를 팔고 있던 상인 이모씨(30대·여)는 “저번 달까지만 해도 고공행진 하던 배추값이 다행히 안정되면서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배추 상태도 좋고 오히려 저렴하다. 지금까지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사주시는 분들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상인 김모(70대·여)씨도 “지금 배추값은 많이 싸졌지만, 양념값이 비싸다”며 “김장철이 이제 시작되는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남촌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배추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배추값이 안정되면서 이른 김장을 결심한 시민들이다. 시민들도 양념 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시장을 찾은 김모(60대·여)씨는 “배추값이 작년에 비해 떨어졌다고 해서 김장을 하기로 했다”면서도 “양념값이 부담돼 김장의 양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소래포구도 김장에 쓰일 젓갈류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배추를 비롯해 새우젓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고 전하면서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시민과 상인들처럼 앙념재료 값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았다.
연수구에 거주 중인 주부 박모(59·여)씨는 “배추와 젓갈의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양념채소 가격이 많이 올라 김장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장바구니의 부담이 커져 속재료의 비중을 줄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일 11월 배추 출하량은 평년보다 1.3% 줄겠지만 작황이 부진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1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도매가격은 10㎏ 상품 기준 7000원으로, 평년(6674원)보다 비싸지만 지난해(9822원) 보다는 3000원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4000원 넘게 내린 수치다.
가을배추 작황이 전년 대비 양호하고 출하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다음 달 출하량이 더 늘어나면 가격은 작년이나 평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김장에 사용되는 고춧가루와 건고추, 마늘, 양파, 대파 등 양념채소 가격은 지난달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고추 생육이 부진해 이달 건고추 도매가격은 600g 기준(화건 상품) 1만3000원 안팎으로, 1년 전(1만1205원)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양파는 출하 조절로 공급량이 줄면서 이달 1㎏ 상품 기준 1500원으로 작년(892원)보다 600원 넘게 비쌀 것으로 예측됐다. 마늘은 1㎏ 상품 기준 8100원으로 작년(8178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파는 출하량 감소로 ㎏당 1850원으로 1년 전(1604원)과 비교해 인상 폭이 두드러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장 비용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김장하겠다는 시민들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보다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고추, 마늘, 양파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비축물량을 대거 시장에 내놓는 등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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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문모(65·여)씨는 “정부가 나서서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결국엔 양념재료 값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12월 초중반까지 물가동향을 살펴보면서 김장 시기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