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소비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전 시장도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름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국내 가전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올 3분기 가전 사업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1%, 54.4% 급감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가전양판점 롯데하이마트 영업이익도 98.7% 줄어들어 가전 내수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관세청 발표 자료를 보면 수출도 부진하다. 지난달 가전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해 3억8천700만 달러(약 5천493억원)에 그쳤다. 특히 가전 수출액은 지난 7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고물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전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물가, 금리 상승으로 실질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높은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소비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수요 부진은 기업 간 마케팅 경쟁 심화로 이어져 향후 기업들의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는 세트(IT완제품) 업체들의 수익성에 가장 민감한 변수다"며 "광고선전비, 판매 프로모션, 보조금 등 마케팅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가전 기업들은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가전 판매에 집중하고, 신가전을 출시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재고 관리와 운영 효율화에도 집중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 OLED TV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유럽, 북미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LG전자 오브제 컬렉션 인테리어 요소를 강화한 제품을 지속해서 유럽 시장에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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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블랙프라이데이,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 판매 기회를 활용해 네오 QLED, 초대형, 라이프 스타일 등 고부가 제품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점포 정리를 통한 대규모 체험형 매장을 앞세우는 등 운영 효율화를 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저효율 점포 폐점, 대형점포 확대로 오프라인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